금·은과 함께 '3대 귀금속'으로 꼽히는 팔라듐 가격이 반등했다. 전기차 전환이 지연되면서 내연기관차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예상돼서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국내외 증시에서 고공행진 중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STAR 팔라듐선물(H) ETF'는 3.63% 오른 514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KBSTAR 팔라듐선물인버스(H)'는 3.61% 하락했다. 이들 ETF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팔라듐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팔라듐선물지수(S&P GSCI Excess Return Index) 기초지수를 추종하며, 인버스는 가격 하락에 베팅한다. 최근 1주일 간 KBSTAR 팔라듐선물(H), KBSTAR 팔라듐선물인버스(H) 수익률은 각각 12.02%, -13.47%로 갈렸다.
팔라듐은 구리, 니켈, 백금 등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은백색 금속이다. 같은 귀금속인 금, 은과 달리 팔라튬은 산업용 수요가 많다. 팔라듐은 2021년 기준 휘발유 차량의 매연을 정화하는 촉매제로의 수요가 전체의 83%를 차지한다.
전기차 시장이 태동하면서 내연기관차에 쓰이는 팔라듐 시세는 급락했다. 다만 최대 전기차 시장인 미국이 전기차 전환 속도 조절에 나서기로 한 데다 유럽의회 다수당인 유럽국민당(EPP)이 오는 6월 선거를 앞두고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정책을 철회하겠다고 공약하면서 반전에 성공했다. 팔라듐 선물가격은 전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온스당 983.30달러에 마감했다. 13일 온스당 860.50이었던 시세가 일주일 새 14.27% 뛰었다.
팔라듐은 수소차의 주요 소재이기도 하다. 최근 완성차 업체들이 수소차의 성장성에 주목하는 것도 팔라듐의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중국 정부는 '수소에너지 산업 중장기 발전 계획'을 통해 수소차 보급 확대와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완성차 업체 역시 올해 수소차 신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미국 증시에서도 팔라듐 ETF가 선전하고 있다. 팔라듐 실물을 편입하는 '알버딘 스탠더드 피시컬 팔라듐 셰어즈 ETF(PALL)'는 지난 20일 2.94% 상승해 90달러 선을 회복했다. 캐나다 투자은행 TD시큐리티스의 상품 전략가 대니엘 갈리는 "지난 몇달 간 팔라듐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오히려 저가 매수하려는 수요가 늘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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