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응급실 가용 인원 부족하니 경증 환자의 입원은 자제해달라”
서울 세브란스병원이 21일 서울소방에 이 같은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브란스병원은 서울 ‘빅5’가운데 가장 먼저인 지난 19일부터 전공의가 집단사직서를 내고 의료 현장을 떠났다. 전공의 집단행동 참여율이 빅5 평균을 웃돌면서 의료공백이 가장 먼저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응급실과 수술할 병원을 찾지 못해 환자가 안절부절못하는 한편 진료와 수술이 취소되거나 지연되는 사례가 급증하는 추세다. 소방 당국은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119구급차의 ‘응급실 뺑뺑이’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수도권 지역에서는 이미 ‘응급실 뺑뺑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경기소방 측 119대원은 고양의 한 대형병원으로 응급환자를 이송하려다 인천으로 구급차의 방향을 돌렸다. 해당 병원이 “응급실이 가득 차 환자를 더 받을 수가 없다”고 답해서다. 사고 발생 지점과 병원은 차로 약 20~30분 정도 거리에 떨어져 있었지만, 구급차는 어쩔 수 없이 관할을 넘어 차로 1시간가량 떨어진 병원으로 이동했다. 소방 관계자는 “의료 파업 여파로 의료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현장에선 벌써부터 ‘갑자기 큰 사고라도 나면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까’라고 걱정하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의료 공백이 현실화하자 이날 한 시민단체는 경찰에 의사들을 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대한의사협회, 전공의 등에 대해 파업을 주도하고 참여했다는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시민단체 측은 “부적절한 집단행동이 사회 질서를 파괴하고 국민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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