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시장 선두권인 메르세데스-벤츠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 판매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대수는 17대에 그쳐 전체의 0.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벤츠는 국내 시장에서 2931대를 판매했다. 이 가운데 가솔린, 디젤을 포함한 내연기관이 2583대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전기차가 331대로 뒤를 이었고, 하이브리드는 17대 판매하는 데 그쳤다.
현재 벤츠의 하이브리드 라인업은 GLE 쿠페와 S클래스 뿐이다. 지난달에도 해당 모델들이 각각 11대, 6대 판매됐다. 벤츠의 하이브리드차는 판매 대수로도 판매 비중으로도 다른 수입차 브랜드에 비해 저조했다.
올해 1월 국내에서 팔린 수입 승용차(1만2974대) 가운데 하이브리드차는 2287대로 전체의 17.6%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렉서스가 983대로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렸다. 이밖에 △토요타(753대) △BMW(281대) △볼보(108대) 등을 기록했다.
각 브랜드별 차량 판매 비중을 보면 렉서스와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모델의 인기가 수입차 브랜드 중 단연 돋보였다. 지난달 렉서스와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비중은 각각 98.5%, 95.8%를 기록했다. 반면 볼보(11.2%), BMW(6.5%)는 일본차 브랜드 대비 하이브리드 비중이 적었다. 그래도 하이브리드 비중이 0.6%인 벤츠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특히 벤츠는 타 브랜드보다 하이브리드 라인업이 적은 것도 판매량 저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수입차 시장에서 선두권을 다투는 경쟁상대인 BMW가 현재 5개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인 반면 벤츠는 단 2개 모델 뿐이다.
벤츠 관계자는 "1월은 자동차업계 전통적인 비수기인데다 최근 출시된 신형 E클래스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아직 출시 전이라 대기 수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이브리드 판매가 적은 이유 중 하나는 차량 가격이 내연기관 대비 비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하이브리드차는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주춤한 사이 급성장하고 있다. 부족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와 가격 부담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 3~4년간은 하이브리드차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수입차 브랜드가 앞다퉈 하이브리드차를 출시하는 가장 큰 이유는 틈새시장을 노려 친환경차 보급 속도를 높이고 다양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수익성 개선에 필수 요인"이라며 "앞으로 수입차 브랜드들의 하이브리드 판매 차종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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