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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권 증시가 빠르게 반등 중이다. 중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점차 효과를 내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본격적인 증시 부양책을 내놓기 시작한 만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가치주를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21일(현지시간) 중국 상해종합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97% 오른 2950.96에 마감했다. 6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이달 들어 상해종합 지수와 홍콩H 지수는 각각 5.81%, 6.57% 반등에 성공했다. 22일에도 두 지수는 상승 출발했다.
중국 정부의 증시 부양책이 주가 상승의 배경이 됐다. 지난달 말 중국 당국은 국유기업의 핵심성과지표(KPI) 항목에 시가총액을 편입하기로 했다. 중국 전체 시가총액의 약 40%를 차지하는 국유기업의 주가를 부양하려는 취지다. 이른바 '중국판 밸류업 프로그램'이다. 지난 6일에는 중앙후이진투자유한회사가 "중국 상장지수펀드(ETF)를 더 많이 매수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소식에 은행과 보험, 원자재 업종 등 가치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오르고 있다. 21일 중국공상은행의 주가는 1.12% 오른 5.41위안에 마감했다. 올해 들어 13.18%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기간 정유사 페트로차이나와 석탄업체 신화에너지의 주가는 각각 22.95%, 26.25% 급등했다. 보험사인 중국평안보험도 8.16% 올랐다.
전문가들은 중국 가치주의 상승 여력이 더 남았다고 내다보고 있다. 오랜 주가 하락기를 거치며 가치주 중에서 PBR이 1배 이하로 떨어진 곳이 많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표 국영은행인 중국은행 주가는 올해 들어 주가가 20% 넘게 올랐지만, PBR은 0.52배 수준에 그치고 있다. 농업은행과 중국공상은행의 PBR도 각각 0.52배, 0.53배 수준이다. 중국석유화학(0.95배)과 중국인민보험그룹(0.97배)도 PBR 1배를 밑돈다.
현재 중국 증권가에서는 증시안정기금의 필요성까지 언급되는 상황이다. 만약 증안기금이 투입된다면 가치주를 중심으로 한 추가적인 상승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분석한다. 성연주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루머에 그쳤던 증시안정기금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이 발표된다면 중국 증시 재평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가치주와는 달리 소비주·성장주가 반등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부동산 침체에서 시작된 중국 내수 소비 위축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 소매 판매 증가율은 7.2%로 2015년 이후 5년간 평균치인 9.5%에 훨씬 못 미친다.
실제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 가치주를 대거 매집하고 있다. 올해 들어 외국인은 중국 주식을 137억위안어치 순매수했다. 가치주 비중이 높은 상해거래소 상장 종목을 355억위안어치 사들였고, 성장주 비중이 높은 선전거래소 상장 종목은 217억원어치 팔아치웠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3월 양회를 앞두고 단기 경기 반등 시 국유기업 테마에 해당하는 고배당주 위주의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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