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너무 비싸"…미국인들 버는 돈 10분의 1 식비로 쓴다

입력 2024-02-22 15:42   수정 2024-02-22 15:53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인들이 버는 돈의 10분의 1을 식비에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년 만에 최대치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다소 둔화하고 있지만 식료품 가격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어서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진정될 때까지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22년 미국인이 가처분 소득 대비 식비에 지출하는 비중이 11.3%로 집계됐다고 미국 농무부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1991년(11.4%) 이후 31년 만에 최대치다.

미국 소비자들이 식비에 돈을 많이 쓰게 된 건 지난 2~3년간 식료품값과 외식 물가가 크게 오른 탓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5.1% 상승했고 식료품 가격은 같은 기간 1.2% 올랐다.

데니스와 웬디스 등 프랜차이즈 외식 업체들은 최근 저소득 소비자들이 재정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손님 수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인건비와 원재료 상승 탓에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맥도날드 치폴레 등 대형 외식업체들은 캘리포니아주의 최저시급이 4월부터 25% 인상되는데 맞춰 제품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쿠키 오레오로 유명한 몬델레즈는 코코아 가격이 최근 46년 만에 최고치를 돌파하면서 올해도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미국의 식품 물가가 잡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Fed도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날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지난달 회의록에서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할 수 있게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 생길 때까지 목표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낮추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데 동의했다.

위원 대부분은 "인플레이션이 2%로 지속할 수 있게 하락하는지 판단하기 위한 데이터를 신중하게 평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정책 기조를 너무 빨리 완화할 때의 위험성도 지적했다. 다만 일부 참가자는 지나치게 긴축적인 정책 기조를 너무 오래 유지할 경우 경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국제신용평가사 S&P글로벌은 이날 발표한 미국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Fed가 오는 6월 기준금리를 현 5.25∼5.50%에서 0.25%포인트 인하한 뒤 연내 총 0.75%포인트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2024년 경제성장률은 2.4%로 작년 11월 전망치의 1.5%에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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