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주가가 폭등한 엔켐, 제주반도체, 엔비디아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신고가를 경신한 이후에도 급등세를 이어가며 ‘한 번도 보지 못한 시세’를 만들어냈다는 것입니다.
다음 타자는 SK하이닉스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23일 오후 2시 기준 SK하이닉스는 2.56% 오른 16만5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전날 5.03% 오른 데 이어 이틀 연속 급등하고 있습니다.
전날 SK하이닉스는 15만6500원에 마감하며 2021년 3월 전고점(15만500원)을 돌파했습니다. 전고점을 돌파한 지난 22일, 외국인은 하루 만에 SK하이닉스를 2334억원어치 순매수했습니다. 최근 한 달 순매수액은 7236억원에 달합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년간 두 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그런데도 외국인이 쓸어 담는 이유는, 최고점을 넘어갈 때 주가는 더욱 상승 탄력을 받기 때문입니다. 한 펀드매니저는 “전 고점인 15만원 선만 깨지지 않으면 주가가 추가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정상’을 넘어서는 순간 물린 사람이 없기 때문에 사는 족족 올라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최고가 돌파 종목을 두고 “신세계가 열린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엔켐, 제주반도체, 엔비디아 이러한 흐름을 탔습니다.
엔켐은 지난 1월 19일 상장 후 최고점인 13만6076원을 넘어설 때만 해도 과열됐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35만8500원까지 추가로 두 배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제주반도체는 지난해 12월 전 고점인 1만1700원(2015년 6월)을 넘어선 이후 지난달 25일(3만8550원)까지 230% 추가 상승했습니다.
엔비디아도 전 고점(346달러) 갱신 이후 750달러까지 추가로 두 배가 올랐습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상승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삼성전자는 7~9만원 구간에 물린 사람이 많이 주가가 오를 때마다 매도세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에도 ‘깜짝실적’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작년 4분기에 팔 반도체 물량의 상당 부분을 올해 1분기로 이연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인공지능(AI)용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추격하는 삼성전자를 완전히 따돌리는 것입니다. 경쟁자가 사라지면 따먹을 과실도 많아집니다.
현재 SK하이닉스만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아직 엔비디아를 뚫지 못했습니다. 수율도 SK하이닉스만큼 나오지 않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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