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열풍에 집값이 롤러코스터를 탔던 경기도 인덕원과 의왕시 일대의 아파트값이 안정세를 찾고 있다. 금리가 하향안정세인데다 '바닥을 찍었다'는 심리가 퍼졌기 때문이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예전과 같은 급락이 재발하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푸른마을인덕원대우' 전용 84㎡는 지난달 8억1700만원(7층), 7억8500만원(14층), 7억9200만원(7층) 등 3건 거래됐다. 1년 전인 2023년 1월 6억6000만원(15층)에 손바뀜된 것과 비교하면 약 20% 올랐다.
푸른마을 인덕원 대우는 GTX C노선 호재에 집값이 급등한 안양 인덕원 지역의 대표 단지다. 2019년만 하더라도 5억원대에 거래됐지만, GTX C노선 인덕원 추가 정차가 결정되며 집값 상승기이던 2021년 12억4000만원(16층)까지 치솟아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며 가파르게 하락해 지난해에는 6억원대로 반토막이 났다.
인근 아파트들도 가격 변동폭을 줄여가고 있다. 인덕원동 '인덕원마을삼성' 전용 84㎡는 지난달 9억5000만원(14층)과 10억원(17층)에 팔렸다. 2021년 기록한 전고점인 13억3000만원에 비하면 30%가량 낮아진 가격이지만, 지난해 초 8억원대에 머물던 금액에 비하면 1년 사이 1억원 이상 올랐다.
평촌동 '인덕원대림2차' 전용 84㎡도 이달 6억9000만원(1층)에 손바뀜됐다. 지난달 매매된 7억2500만원(10층)과 비교하면 낮은 가격이지만, 층수를 고려하면 가격대가 유지되고 있다는 게 인근 중개사들의 설명이다. 의왕시 포일동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 전용 84㎡도 지난달 11억9000만원(18층)에 거래됐다. 호가는 12억원 안팎으로 형성됐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은 일대 급매물이 소진됐고 '쿼드 역세권'에 대한 집주인들의 기대감도 높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평촌동의 한 개업중개사는 "급매물이 지난해 대부분 소진돼 가격이 크게 내릴 일은 없어 보인다"며 "GTX C노선도 착공식을 가졌고 인동선이나 월판선도 있다 보니 집주인들도 가격을 깎으려 하지 않는다"고 했다.
GTX C노선의 착공식은 지난 25일 열렸고 월곶판교선 복선전철도 2025년 개통이 예정됐다. 이들 노선 모두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으로 이어진다. 인덕원역과 화성 동탄역을 잇는 인동선도 착공을 앞두고 있다. 인덕원의 위상이 높아지며 안양시도 지난달 관양2동의 명칭을 인덕원동으로 바꿨다.
전문가들은 GTX C노선을 비롯한 교통망 개선이 지역 가치를 높여주겠지만, 과거와 같은 가격 급등을 기대해선 안 된다고 우려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인덕원은 교통이 열악한 지역이 아니었기에 GTX나 월판선 등의 교통 호재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실제 개통까지도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수요자들은 주변 지역과 가격을 비교하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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