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량이 증가한 가운데 2022년부터 광역버스 입석이 전면 금지되면서 부작용이 잇따랐다. 출퇴근길 시민들은 만차인 광역버스를 여러 대 보낸 뒤에야 겨우 버스에 탑승할 수 있다.
수원에서 M5107을 타고 서울시청으로 출퇴근하는 김채영 씨(27)는 “입석 금지 시행 이후 명동입구 정류장에서 1시간 넘게 버스를 기다려 봤다”며 “요즘에는 버스를 탈 엄두가 나지 않아 지하철로 이동한다”고 토로했다.
도심 정류장을 경유하는 노선이 늘어난 만큼 정류장 밀집도 역시 급증했다. 명동입구 광역버스 정류소 하루평균 탑승객은 9500명에 이른다. 35m가량의 협소한 정류소 공간에 승객이 밀집하면서 안전 문제도 불거졌다. 서울시가 지난 연말 ‘줄서기 표지판’을 새로 설치해야 한다고 생각한 배경이다.
서울시는 일단 승객을 태우다가 정체가 더 길어지는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이날 명동, 강남, 사당 등 주요 버스정류장에 버스가 몰리지 않도록 노선을 분산하는 내용의 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광역버스 29개 노선이 지나는 서울 중구 명동입구 정류소는 인근에 ‘광교(청계천) 정류장’과 ‘명동입구B 정류장’을 신설해 7개 노선을 분산시킨다.
수원과 용인으로 향하는 5개 노선(M5107, M5115, M5121, 8800, 5007)은 앞으로 광교 정류장에 멈춰 선다. 동탄까지 가는 4108과 M4108번 버스는 명동입구B 정류장으로 정차 위치가 바뀐다. 정류장 두 곳은 24일부터 운영을 시작한다. 경기 성남 방면 9401번은 기존에 있던 ‘롯데 영프라자’를 경유할 예정이다.
서울연구원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이런 대책이 적용될 경우 명동입구 정류소의 버스 대기행렬은 평균 312m에서 93m로 감소하고, 일반차량 통행 속도는 시속 17.9㎞에서 21㎞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책을 시행한 후에도 안전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면 서울시는 도심을 관통하는 광역버스 노선을 조정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서울시는 오는 3월부터 순차적으로 개통하는 GTX-A가 교통 수요를 일정 부분 흡수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강인철 서울시 버스정책과장은 “GTX는 한 번에 6500명을 수송할 수 있는 걸로 추산된다”며 “개통 후 해당 노선을 경유하는 광역버스 노선과 운행대수를 조정해 도심 진입 버스를 줄이는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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