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부터 건조까지 한 번에 끝내는 가전제품이 등장했다. 사실상 세상에 처음 나오는 ‘일체형 세탁건조기’ 얘기다. 젖은 세탁물을 꺼내 건조기로 옮기는 번거로움을 덜어주고, 세탁 시간도 크게 줄여주는 ‘혁신 제품’이다. LG전자가 이날 첫선을 보인 데 이어 삼성전자도 곧 내놓기로 한 만큼 의류관리기와 무선청소기에 이은 ‘혁신가전 전쟁 3라운드’가 펼쳐지게 됐다.
LG전자는 제대로 된 건조기를 만들기 위해 기술 개발에 전력을 쏟았다. 그렇게 2016년 ‘히트펌프’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냉매를 순환시켜 발생한 열로 빨래의 수분만 빨아들이는 저온 제습 방식이어서 건조도 잘되고, 옷감도 잘 안 상한다.
이 건조기가 ‘대박’을 터뜨리자 LG전자는 한발 더 나아가기로 했다. 기존 세탁기와 히트펌프 기술을 적용한 건조기를 하나로 합치기로 한 것. 일체형 세탁건조기에 최적화된 기술 개발에만 꼬박 4년이 걸렸다. 세탁기에서 세탁물을 꺼내 건조기로 옮기는 불편함을 없애고, 공간 효율성을 높이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세탁 시간이 줄어드는 건 덤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가사노동을 하나라도 줄여보자는 생각으로 개발했다”며 “일체형 세탁건조기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이날 선보인 시그니처 제품(690만원)보다 저렴한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도 4월 내놓는다.
삼성전자도 이달 말 ‘비스포크 AI 콤보’를 출시한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선보인 그 제품이다. 세탁물의 무게와 옷감 재질, 오염도에 따라 맞춤 세탁·건조하는 ‘AI 맞춤’ 코스를 적용한 게 특징이다.
연간 140만 대가 팔리는 무선청소기도 마찬가지다. 유선청소기만 있던 시장에 LG전자(2017년 코드제로 A9)와 삼성전자(2017년 파워건)가 잇따라 내놓으면서 시장의 판이 바뀌었다.
시장의 관심은 새로 태어나는 세탁건조기 시장을 놓고 맞붙은 두 회사 중 누가 먼저 웃을지에 쏠려 있다. 업계에선 세탁기 판매 규모가 연 150만 대 안팎인 만큼 세탁건조기 시장 규모도 조만간 수십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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