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올라탄 엔비디아 '깜짝 실적'…亞 증시도 날았다

입력 2024-02-22 17:46   수정 2024-02-23 02:10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엔비디아 작년 매출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인텔을 넘어 처음으로 반도체 세계 1위에 등극했다. 글로벌 주식시장 변곡점이 될 것으로 평가됐던 엔비디아의 작년 실적은 인공지능(AI) 수요 호조에 힘입어 ‘깜짝’ 성장했다. 아시아 증시도 모처럼 날았다.

21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작년 4분기 매출이 221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65%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206억2000만달러를 웃돈다. 작년 4분기 주당순이익은 5.16달러로, 이 역시 시장 추정치인 4.64달러를 뛰어넘었다.

이로써 올해 1월로 끝나는 2024회계연도 엔비디아 매출은 609억2200만달러(약 81조원)로 집계됐다. 인텔의 지난해 매출인 542억달러, 삼성 반도체 부문 매출인 499억달러를 넘어선다. 엔비디아가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엔비디아는 인텔이나 삼성과 달리 자체 공장이 없다. 고성능 반도체 설계에 특화해 있으며 제조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에 위탁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는 “엔비디아가 ‘수평 분업’의 강점을 살려 수요가 높은 분야에 경영 자원을 집중 투입해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 약진의 가장 큰 동력은 AI 수요 확대다. AI는 학습 데이터가 많을수록 똑똑해진다. 빅테크 간 AI 개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전 세계 데이터센터 서버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가 수혜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엔비디아는 올해 AI 개발을 위한 새로운 최첨단 반도체를 내놓을 예정이다. 대니얼 아이브스 웨드부시 애널리스트는 “AI 반도체 경쟁이 심화하더라도 앞으로 2년은 엔비디아의 독무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 정부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등은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엔비디아 실적 호조에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들썩였다. 22일 대만 자취안지수는 전날보다 0.94% 오른 18,852.78에 마감하며 이틀 만에 역대 신고가를 또 경신했다. 엔비디아 칩 수탁생산 업체인 TSMC가 대만 증시를 이끌고 있다. 이날 TSMC 주가는 1.62% 상승한 692대만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TSMC는 지난 15일 모건스탠리가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높이자 주가가 9.8%나 뛰기도 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27%)와 홍콩 항셍지수(1.45%) 모두 1% 넘게 올랐다. 호주 S&P/ASX 200지수는 0.04% 강보합세에서 마감했다. 한국 코스피지수(0.41%)도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사흘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엔비디아에 메모리칩을 공급하는 SK하이닉스는 15만6500원으로 마감하며 52주 최고가를 새로 썼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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