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3가구 무순위 청약에 나서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가 아직 강남구청으로부터 준공 승인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준공 승인이 나지 않은 아파트는 건물 등기를 칠 수 없어 주택담보대출과 소유권 이전 등에 제약이 생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자금을 충분히 확보한 상태에서 청약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는 오는 26일 34A㎡, 59A㎡, 132A㎡ 3가구에 대해 무순위 청약에 나선다. 분양가는 전용 34A㎡ 6억5681만원, 전용 59A㎡ 12억9078만원, 전용 132A㎡ 21억9238만원이다. 이 단지 전용 59㎡가 지난해 12월 22억198만원에 거래됐다. 전용 132㎡는 지난달 49억원에 손바뀜했다. 시세가 분양가와 최대 20억원 이상 차이나 '로또 청약' 단지로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청약에 앞서 유의해야 할 점이 많다. 우선 단지 준공 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다. 준공 승인이 나지 않으면 건물 등기가 불가능하다. 단지 내 빗물과 아파트 오수를 흘려보내는 '하수암거' 공사가 완료되지 않아 강남구청이 준공 승인을 내주지 않았다. 공사가 오는 2026년 완료될 것으로 예상돼 최소 2년간은 등기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단지는 임시방편으로 오는 11월28일까지 임시 사용 승인을 받아 입주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기반 시설을 다 갖춘 상태에서 준공 승인이 이뤄지는 것이 맞다"며 "기반 시설이 모두 완공돼야 준공 승인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준공 승인이 나지 않은 건물은 소유권보존등기가 되지 않아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다. 현재 입주민은 다음 달 말 입주 기간까지 조합과 협의된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무순위 청약 가구의 경우 조합과 연계된 대출 받을 수 없다. 주택담보대출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충분한 현금을 마련하지 않고 청약에 뛰어들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이 단지는 규제지역인 서울 강남구에서 나오는 단지여서 당첨 후 계약하지 않으면 재당첨 제한 10년이 적용된다. 무순위 청약 페널티가 거의 없는 비규제지역과 달리 '선당후곰'(먼저 당첨되고 고민) 전략이 유효하지 않은 곳이라는 의미다.
전세를 놓거나 준공 승인 전 집을 매각할 때도 절차가 복잡해진다. 전세 등기가 불가능하다. 이 탓에 주변 단지에 비해 전세 호가가 저렴하게 형성된 상태다. 다만 임차인은 임시사용승인 확인서와 입주안내문 등을 지참할 경우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확인 절차가 일부 늘어날 수 있다.
준공 전 주택을 매각할 때는 대지 지분에 대해 소유권을 먼저 이전하고 추후 준공 승인 후 건물에 대한 소유권 이전 등기 절차를 별도로 밟아야 한다. 또 아파트 주택담보대출도 받을 수 없어 집을 팔려고 해도 매수인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
분양 업계 관계자는 "단지가 2년간 준공 승인이 나지 않을 가능성이 커 자금을 확실히 확보한 상태에서 청약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며 "단순히 시세차익만 보고 뛰어들었다가는 재당첨 제한 등에 걸릴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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