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공천 관련 내홍에 휩싸인 가운데, 이재명 대표가 공천 평가와 관련해 설명하며 웃음을 터뜨려 논란이 일고 있다. 하위 20% 통보를 받은 의원들의 거센 반발을 맞은 이 대표가 이들을 조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22일 저녁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어떻게 그 자리에서 그 말을 할 수가 있나"라며 "'0점 맞은 분도 있다'고 헤헤헤 웃지 않았나. 인성을 의심스럽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앞서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총선 공천 논란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평가 위원들 입장에서는 불가피하게 점수를 매기고 등수를 가려줘야 한다. 나하고 전 의원이 별 차이가 없는데 나는 왜 하위냐고 말하면 누군가는 하위가 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무시한 것"이라며 설명을 이어갔다.
이 대표가 웃음을 터뜨린 시점은 다음 대목에서 나왔다.
"주관적 평가에 가장 중요한 영역이 이런 게 있다고 합니다. 심사위원의 의견도 있지만 동료 의원의 평가, 그거 거의 0점 맞은 분도 있다고 합니다. 여러분이 아마 짐작할 수 있는 분일 것 같아요. 0점, 동료 의원님들이 그렇게 평가한 겁니다."
그는 "여러분이 아마 짐작할 수 있는 분일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하위 20%' 통보받은 의원들이 모욕감을 호소하며 탈당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는 상황에서, 당 대표로서는 적절하지 않은 언행이었다는 지적이다.
한편, 민주당 인재위원회 간사를 맡은 김성환 의원은 민주당 의원 평가 하위 20%에 비명계가 대거 포함된 이유에 대해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졌기 때문인 것 같다"는 해석을 내놨다.
김 의원은 23일 MBC 라디오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의원 평가에는 크게 세 덩어리가 있는데 의정 활동 평가, 당 기여도 평가, 지역 활동 평가가 있다. 이 세 덩어리에 일종의 상대평가가 들어가 있다. 의정 활동 평가에는 의원들이 선수(選數)별로 하는 다면 평가가, 당 기여도 평가에는 당직자들이 하는 평가, 지역 활동 평가에는 권리당원과 주민들이 하는 평가가 있다"고 했다.
이어 "작년 9월 말 이재명 체포동의안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우리 당에서 서른 분 정도가 가결 표를 던졌고, 열 분 정도는 기권·무효표를 던지지 않았느냐. 그 이후인 11월에 권리당원과 주민들이 (다면 평가) 여론조사에 응했고, 이런 요소들이 평가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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