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61)과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62)를 오는 4·10 총선에 투입할 26·27호 인재로 영입했다. 두 사람 모두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당시 수사나 징계 문제로 윤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인물이다.
이재명 대표는 23일 여의도 당사에서 이들의 인재 영입을 발표하면서 "두 인재는 윤석열 대통령의 권력남용행태를 체험했고 그에 제재를 가했다"라며 "이 두 분이 안타까운 현실을 시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전북 전주을, 정 교수는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지역 출마가 점쳐진다.
이 연구위원은 "윤 대통령은 자기편은 수사하지 않고 걸핏하면 불공정한 압수수색으로 제 맘에 안 드는 상대편 죽이기에만 몰두했다"며 "검찰은 윤석열 사단의 소유가 아니다. 양심적인 검사들이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검찰을 국민의 품으로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검사의 본분을 다했는데 오죽하면 이런 결정을 했겠나"라며 "윤석열이 저를 이곳에 불러냈다"고 전했다. 조국신당과 민주당 중 민주당에 오게 된 이유와 관련한 질문에는 "민주당과 조국신당은 검찰개혁이라는 큰 방향성이 같다"며 "조국신당도 고민했지만, 수권정당인 민주당에서 검찰개혁의 목표를 이뤄야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검찰 독재 아래 수사기관이 정권에 종속돼 12·12사태 이후 '전두환의 5공' 때로 돌아간 느낌"이라며 "고발 사주 등으로 공수처에 입건된 한동훈 당시 법무부장관과 딸의 입시 스펙 의혹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 연구위원은 사법시험 33회 출신으로 1994년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입직했다.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후배로 검찰 내 대표적 '친문'(친문재인) 인사로 꼽힌다. 지난 정부에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중앙지검장 등 요직을 거쳐 서울고검장으로 영전했으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는 한직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밀려났다.
이 연구위원은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시절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으로부터 최강욱 전 의원을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하라는 지시를 세 차례 받고도 결재하지 않아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또 '한동훈 녹취록 오보 사건'에서도 수사 지휘와 한동훈 당시 검사장(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수사를 놓고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충돌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발언을 한 것이 문제가 돼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공직선거법상 총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출마 시한을 사흘 앞둔 지난달 8일 법무부에 사표를 냈다. 아직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이 연구위원의 사직서가 수리되지는 않았지만, 공직자가 선거법상 사퇴 기한 내에 사직원을 제출하면 수리 여부와 관계없이 출마할 수 있다.
사법시험 34회 출신인 정 교수는 참여정부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위원, 문재인 정부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제1분과위원장, 검찰과거사위원회 위원을 지내는 등 검찰 개혁 분야에서 활동한 인물이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에 의해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 위원장 직무대리로 지정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정직 2개월' 징계를 결정했다. 윤 당시 총장이 징계에 불복해 낸 소송에서 1심 재판부는 징계가 정당하다고 판결했지만,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인 작년 12월 2심 재판부는 1심을 뒤집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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