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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일학개미)들이 로봇주를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많이 오른 반도체 관련주보다 로봇주가 상승 여력이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의미다. 다만 순매수 상위 5개 종목 중 3개 종목은 반도체 관련주로 일본 반도체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게 나타났다.
25일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1월 22일~2월 22일) 국내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시장에서 결제한 금액은 5억1310만달러(약 6821억원)다. 순매수 금액은 1억1029만달러(약 1466억원)에 달한다.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은 산업용 로봇 제조회사인 화낙(FANUC)이었다. 이 기간 282만 달러(약 37억원)어치를 매수했다. 2위는 일본의 대표 반도체 전공정 회사인 도쿄일렉트론(TOKYO ELECTRON)으로 262만 달러(약 34억원), 3위는 반도체 노광장비 업체인 캐논(CANON) 241억 달러(약 32억원)였다.
반도체 관련주인 도쿄일렉트론과 캐논을 제치고 1위 순매수 종목이 된 화낙은 일본 1위 로봇 제조회사다. 화낙은 일본 공작기기 컨트롤러와 산업용 로봇 제조사로 하드웨어에서부터 인공지능(AI) 관련 소프트웨어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을 다루는 업체다. 글로벌 로봇 제조기업 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화낙의 주가는 지난해 로봇과 공장자동화(FA) 부문에서 매출 비중이 높은 중국의 수요가 하락하면서 떨어졌다. 지난해 6월 19일 5334엔이던 주가는 지난해 10월 30일 3603엔까지 떨어졌다. 4개월 만에 32% 넘게 하락했다. 이후 주가는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고점 대비 21%가량 낮은 수준이다. 지난 22일 화낙의 주가는 0.31% 떨어진 4207엔으로 마감했다.
김채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화낙 로봇 부문이 미국과 유럽, 인도시장을 중심으로 수주를 확보하며 회복하고 있다"면서 "올해 연간 실적 전망도 상향 조정하며 단기 주가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선영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도 "그동안 화낙 주가를 눌렀던 중국 수요 부진이 매출 증가로 연결되고 있다"면서 "중국 수요 회복 시그널이 실제 반영될 경우 로봇 부문 추가 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학개미 순매수 종목 4위는 워런 버핏이 투자한 일본 5대 상사 중 하나인 이토추 상사(ITOCHU)였다. 5위는 일본 반도체 설계기업인 소시오넥스트(Socionext)다. 상위 5개 종목 중 3개 종목이 반도체 관련 기업인 셈이다.
다만 ETF를 포함하면 순매수 종목 순위 1위와 2위를 ETF가 차지한다. 국내 투자자가 일본 증시에서 가장 많이 거래하는 종목은 엔화로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 국채 엔화 헤지 ETF(ISHARES 2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ETF)다. 한 달간 순매수 금액만 1억1903만달러(1582억원)로 압도적인 수준이다. 2위인 아이셰어즈 코어 7-10년 미국 국채 엔화 헤지 ETF(ISHARES CORE 7-1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ETF)는 순매수 금액이 942만달러(125억원)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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