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태영그룹, 한림건설서 2000억 조달…골프장 2곳 담보로

입력 2024-02-23 16:23   수정 2024-02-23 19:07

이 기사는 02월 23일 16:2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태영그룹이 중견 건설업체 한림건설으로부터 골프장 2곳을 담보로 2000억원을 조달한다. 골프장 유동화 실패로 골머리를 앓던 태영그룹이 한림건설의 '구원등판'으로 유동성 위기를 넘길 전망이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림건설은 이날 블루원에 용인CC와 상주CC를 담보로 임대차 보증금 2000억원을 지급했다. 한림건설이 골프장을 임차하는 대가로 보증금을 지급하는 형태다. 한림건설이 마스터리스(책임 임차)를 한 뒤 블루원에 재임대를 줘 운영은 그대로 블루원이 맡는다. 일종의 세일 앤 리스백 방식이다. 블루원은 골프장 운영에 따른 수익을 한림건설과 나눠 갖게 된다.

직전에 추진하던 유동화 방식과 마찬가지로 블루원이 골프장 소유권을 쥐게 된다. 대신 골프장 2곳에 담보신탁을 설정해 둬 향후 블루원이 보증금을 갚지 못하면 소유권이 한림건설에 넘어간다. 또 한림건설은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골프장을 살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보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증금의 만기는 3년으로 알려졌다.

태영건설은 이번 거래를 통해 운영자금 1400억원을 확보하게 된다. 블루원은 임대차 보증금으로 받는 2000억원 중 600억원으로 기존 담보대출을 갚고 남은 1400억원을 태영건설 지원 자금으로 쓸 예정이다.

이번 자금 마련은 기존 골프장 유동화 실패에 따른 후속 조치에 해당한다. 앞서 블루원은 용인CC와 상주CC를 마크자산운용에 매각하는 작업을 철회했다. 이를 통해 1300억원의 태영건설 운영자금을 마련하려 했으나 무산된 것이다. 인수 측인 마크자산운용이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은 결과다. 당시 블루원이 마크운용 펀드의 보통주 400억원어치를 전량 인수해 골프장 경영권을 유지하는 구조를 짰고, 거래 구조에 불안을 느낀 투자자들이 막판에 발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

한림건설은 1조1000억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중견건설업체다. 2019년 레이크힐스용인CC와 안성CC의 운영사 일송개발을 사들여 한림용인CC, 한림안성CC로 탈바꿈시켰다. 또 상장사인 동양파일과 광릉CC를 인수한 뒤 경영정상화를 이끈 경험이 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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