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를 장기 복용할 경우, 치매 예방 및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 임상에 의해 세계 최초로 증명됐다.
23일 학계에 따르면 최강호 전남대병원 신경과 교수가 이끄는 국내 연구진은 항염증 효능이 있는 유산균을 장기 복용할 경우 노인성 인지기능 저하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인체적용시험을 통해서다. 정부 허가 임상을 통해 프로바이오틱스의 치매 치료 효과를 증명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시험 결과는 전남 여수에서 열리는 제7회 알츠하이머병 신경과학포럼에서 오는 24일 공개될 예정이다. 이건호 조선대 의생명과학과 교수(가드코호트 연구단장)는 뇌신경염증 억제 프로바이오틱스 개발과 인체적용시험 기획을 총괄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치매는 뇌신경세포가 죽어서 생기는 인지기능장애 증상이며 그 직접적인 원인은 염증이다. 특히 뇌염증은 우리 몸에 공생하는 세균들 중 주로 장내 세균의 생태계가 무너져 생긴다는 사실이 과학자들에 의해 속속 밝혀졌다. 뇌건강이 장건강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이다. 아시아 최대 지역사회 치매고위험군 코호트(동일집단)를 구축해온 이건호 교수는 "연간 비용이 5000만원에 달하는 치매 지연 효과의 항체치료제가 국내 곧 시판될 예정”이라며 “이보다 훨씬 저렴하고 복용이 간편한 프로바이오틱스 치매예방약이 국내 기술로 하루 빨리 개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장내 세균이 뇌와 연동해 활동한다는 장뇌축 이론에 따라 장내 세균으로 초기 치매 진단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는 지난해 6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에 공개됐다. 미국 워싱턴대 의대 연구팀은 아직 인지 장애가 나타나지 않은 치매 초기 환자들의 장내 세균 종류와 생물학적 작용이 정상인과 현저하게 다르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초기 치매를 대변 속 장내 세균 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장내 세균 중 유익균을 늘리고 유해균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치매 발생을 지연시키거나 차단할 수도 있다고도 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