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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기업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400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코카콜라와 같은 대기업 시총과 맞먹는 규모의 증가분이다. 또 한 차례 시장 예상을 웃돈 실적을 내놓으면서 주가가 16% 넘게 폭등한 결과다. 엔비디아의 무서운 상승세는 미국뿐 아니라 유럽 아시아까지 글로벌 증시를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16.4%(110.66달러) 오른 785.3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다. 이날 하루 동안 650억달러(약 86조원)어치의 엔비디아 주식이 손바뀜했다. 이는 S&P500지수 편입 종목 전체 거래량의 5분의 1에 해당한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 들어서만 58%가량 상승했다. 시총은 1조9600억달러(약 2606조원)로 증가해 마이크로소프트(MS·22일 기준 3조600억달러)와 애플(2조8500억달러)에 이어 3위 자리를 되찾았다. 엔비디아 시총은 하루 만에 2770억달러(약 368조원) 늘었다. 코카콜라(2637억달러) 시총보다도 많은 금액이 추가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는 월가 역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 2일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의 모기업 메타가 세운 기록(1968억달러)을 20일 만에 깼다.
이날 엔비디아의 상승세에 힘입어 뉴욕증시는 랠리를 펼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18%(456.89포인트) 오른 39,069.11에 마감하며 최초로 39,000선을 넘어섰다. S&P500지수는 2.11%(105.23포인트) 급등한 5087.23에 거래를 마쳤다. 역시 사상 최고치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96%(460.75포인트) 오른 16,041.62에 장을 마치며 2021년 11월 19일(16,057.44) 기록한 전고점과의 격차를 좁혔다.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유럽 벤치마크지수인 스톡스600지수는 이날 0.82%(4.05포인트) 오른 495.10에 마감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독일 닥스지수와 프랑스CAC40지수도 나란히 신고가를 새로 썼다. 엔비디아 협력사이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TSMC는 23일 전고점인 697대만달러까지 올라 새 기록을 썼다. 이에 대만 자취안지수도 0.19%(36.41포인트) 오른 18,889.19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증시는 일왕 생일을 맞아 이날 휴장했다.
월가에선 엔비디아의 추가 상승을 전망하는 견해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조지프 무어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분기별 매출 가이던스(목표치)가 20억달러씩 뛰는 일은 엔비디아 이전까지 본 적이 없다”며 “강력한 인공지능(AI) 수요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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