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대표 주자였던 함운경 민주화운동동지회 회장을 서울 마포을에 전략 공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친문(친문재인) 검사’로 꼽혔던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영입했다. 여당은 ‘운동권 청산’을 위해 운동권을, 야당은 ‘검찰독재 청산’을 명분으로 검사를 저격수로 영입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23일 함 회장을 마포을에 전략 공천했다고 밝혔다. 마포을은 86 운동권 출신인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이 현역 의원이다. 학생 운동 경력만 놓고 보면 함 회장이 정 최고위원에게 앞선다는 평가다. 함 회장은 서울대 재학 중인 1985년 삼민투(민족통일·민주쟁취·민중해방) 위원장으로 미국 문화원 점거 사건을 주도했다. 이후 전향해 운동권 청산을 앞장서서 주장했다.
이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주장해 온 ‘운동권 청산론’과 궤를 같이한다. 한 위원장은 이날 “두 사람(함운경·정청래)을 비교하면 운동권 영수증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은 함 후보”라며 “그러나 함 후보는 횟집을 했고 정 의원은 우려먹으며, 정치가 자기 것인 양 주고받았다”고 꼬집었다. 정 최고위원은 건국대 재학 시절 미 대사관 농성 사건으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다.
같은 날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을 빚어온 이 연구위원과 정한중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영입했다. 이 연구위원은 지난 정부에서 법무부 검찰국장과 서울중앙지검장 등을 지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비리 사건,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등을 놓고 윤 대통령과 대립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자 법무연수원으로 좌천됐다.
지난해 9월에는 현직 검사 신분으로 조 전 장관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조 전 장관은 강철 같은 의지의 소유자” “전두환 하나회에 비견되는 윤석열 사단” 등의 발언을 해 정치 중립성 논란이 일었다. 이 연구위원은 전략경선 지역으로 지정된 전북 전주을에서 경선을 치른다. 정 교수는 법무부 검사징계위원장 직무대리를 지내며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를 주도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국정 파탄과 경제 폭망을 불러온 검찰 독재정권의 본질을 정확하게 지적해달라”고 했다.
한재영/설지연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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