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 23일 3.8% 오른 9만5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사흘 연속 올라 최근 1년 중 가장 높은 주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18일 종가(6만100원) 기준으론 59.07% 뛰었다. 장중 주가는 9만73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시가총액은 19조1200억원으로 불어났다.
최근 3년간 지지부진하던 주가가 본격 상승세를 탔다는 평가다. 삼성생명 주가는 2021년 4월 이후 8만원 선을 넘지 못했다. 지난달엔 6만원으로 추락했다. 연말 결산 법인의 배당락 여파에 오너일가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이 겹치면서다. 올초 삼성 오너 일가는 12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S 삼성생명 지분을 매각했다. 삼성생명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보유 지분 중 1.16%를 처분하면서 약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17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으로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주가가 반등했다. 삼성생명의 PBR은 0.78배로, 현대해상(0.72배) 한화생명(0.38배) 등 다른 보험주처럼 1배에 못 미친다. 보유 재산을 모두 처분해도 돈이 남을 만큼 시가총액이 저평가됐다는 뜻이다. 실적 호조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1조8953억원을 기록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전년 대비 19.7%% 증가한 수치다.
증권가는 삼성생명의 주주환원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에서 목표주가를 올리고 있다. 21일 DB금융투자 이베스트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다섯 곳은 목표주가를 기존 9만원 안팎에서 최대 9만9000원으로 올렸다.
증권사들은 삼성생명이 기존에 제시한 35~45% 상당의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주주환원책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밝힌 점을 높이 평가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 말 ‘K-ICS 비율’(지급여력비율)이 우수하고 해약환급준비금도 없어 배당가능이익이 충분하다”며 “주요 금융지주만큼은 아니더라도 보유 자사주 10% 중 일부를 소각할 수 있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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