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공천자를 결정하는 국민의힘 1차 경선에서 지역구 현역 의원이 모두 살아남았다. 동일 지역구 3선 이상에게 적용되는 15% 감점 불이익에도 중진들이 생환했다. 여당 공천에서 ‘현역 불패’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19개 지역구의 1차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충북 청주상당에서는 5선 정우택 의원이 세 번째 맞대결을 펼친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을 상대로 승리해 6선에 도전하게 됐다. 충주에서는 이종배 의원(3선)이 이동석 전 대통령 행정관을, 보은·옥천·영동·괴산에서는 박덕흠 의원(3선)이 박세복 전 영동군수를 꺾었다. 이들 의원은 모두 중진 감점 대상이 됐지만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초선인 장동혁(충남 보령·서천), 엄태영(충북 제천·단양) 의원 등도 경선에서 승리해 충청권 현역이 대거 본선행을 확정했다.
다만 경기 여주·양평에서는 김선교 전 의원이 이태규 의원(재선·비례)을 상대로 승리했다. 3파전으로 관심을 모았던 서울 양천갑에서는 정미경 전 의원을 제외하고 조수진 의원(초선·비례)과 구자룡 비상대책위원(변호사)이 다시 결선투표를 치르기로 했다. 경기 광주을에서도 조억동 전 광주시장과 황명주 전 광주을 당협위원장 간 결선투표가 진행된다.
대통령실 출신도 희비가 엇갈렸다. 인천 남동을에서 신재경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고주룡 전 인천시 대변인을 상대로 승리했지만, 서울 동대문갑에 도전했던 여명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김영우 전 의원에게 패했다. 이 밖에 이종철(서울 성북갑), 이상규(성북을), 강성만(금천), 유제홍(인천 부평갑), 이형섭(경기 의정부을), 경대수(충북 증평·진천·음성), 전만권(충남 아산을), 고기철(제주 서귀포) 후보의 공천이 확정됐다.
첫 번째 경선에서 지역구 현역이 모두 공천을 확정 지으면서 ‘조용하지만 감동 없는 공천’이라는 평가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여권 한 관계자는 “정치 신인과 청년에 대한 가점도 있지만 ‘현역 프리미엄’을 뛰어넘긴 어려운 수준”이라며 “현역이 본선 경쟁력이 있는 측면도 있겠지만, 쇄신의 측면에선 아쉽다”고 말했다. 다만 다른 원내 관계자는 “1차 경선에서 현역 의원들이 승리한 충청권은 더불어민주당과의 경합지로 무엇보다 본선 경쟁력이 중요하다”며 “텃밭인 영남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경선은 당원 20%, 일반 국민 80%의 여론조사를 통해 승부가 가려진다. 공관위는 경선 결과 집계 전 과정을 참여 후보들에게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2차 경선은 26~27일 이뤄져 28일 결과가 발표된다. 3차 경선은 28~29일 시행된 뒤 3월 1일 공개된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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