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의 계열분리가 본격화한 가운데, 그룹 산하 기업들 주가 향방이 관심이다. 시장에선 각 지주사의 핵심 자회사로 떠오를 효성중공업과 효성첨단소재가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한다. 지주사 지배력 확대를 위한 주가 부양, 그리고 재무 안정성 확보가 이유로 꼽힌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효성 주가는 5.06% 하락한 6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효성은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지주회사다. 계열분리가 예고되며 주가가 하락하는 모양새다. 반면 효성중공업과 효성첨단소재는 각각 4.88%, 3.11% 상승 마감했다. 분할되는 두 지주회사의 대표적 자회사들이다.
㈜효성은 회사 분할결정을 지난 23일 공시했다. 기존 지주회사인 효성과 별도로 인적분할을 통해 가칭 ‘㈜효성신설지주’를 신설하기로 했다. 신설 지주사 산하에 상장사인 효성첨단소재와 비상장사 효성인포메이션(HIS), 효성토요타 등 6개 사를 둔다. 존속 지주사엔 핵심 상장사인 효성중공업을 포함해 효성티앤씨, 효성화학 등이 남는다. 자산 분할 비율은 존속 지주사가 0.82, 신설 지주사가 0.18로 각각 장남 조현준 효성 회장과 3남인 조현상 부회장이 나눠 맡는다. 효성 측은 “최적의 사업전략 추진이 가능한 지배구조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형제가 2018년 이후 영역을 나눠 경영활동을 해온 만큼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사실상 없는 상태다. 다만 증권가에선 계열분리가 인적분할 방식으로 진행된 만큼, 향후 지분 손바뀜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현상 부회장에겐 존속 지주계열 지분이 불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조현준 회장(21.94%)과 조현상 부회장(21.42%)의 ㈜효성 지분은 큰 차이가 없다. 효성중공업엔 5.84%와 4.88%씩, 효성화학엔 7.37%와 6.16%씩 지분이 남아있다. 조현준 회장의 경우 동생 몫 지분을 확보하고, 자회사 가치를 올린 뒤 이를 일부 매각해 지주사 지배력 확보에 활용할 수 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조현준 회장 등이 장기적으로 자회사 지분을 매각하고 지주사 지분을 매입할 것”이라며 “효성중공업은 디스카운트 요인이었던 건설 부문 분할을 검토하는 등 주가 부양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설 지주사의 핵심이 될 효성첨단소재도 수혜를 누릴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효성화학과의 완전한 분리를 호재로 꼽는다. 효성첨단소재는 존속법인에 남게 된 효성화학·효성티앤씨와 함께 효성그룹의 ‘화학소재 3총사’로 불려왔다. 효성화학은 지난해 1분기 부채비율이 9940%에 달했을 정도로 자금난이 극심했다. 공정거래법상 추가 출자는 지주사만 가능한데도 계열사 유상증자 참여 가능성이 끊임없이 거론되며 효성첨단소재 주가에 악영향을 미쳐왔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향후 형제간의 지분교환과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의 지분정리 등 구체적 ‘액션’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며 “효성첨단소재의 경우, 효성화학과의 완전한 분리를 통해 계열사 지원 등 재무구조 우려가 완벽히 종식됐다는 점이 주가의 긍정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조현상 부회장이 재원 마련을 통해 소재 관련 신사업 투자에 투자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주가 부양과 매각을 통한 신설 지주사 지배력 추가 확보가 필요하다는 관측에서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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