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6일 ‘MWC 2024’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을 만나 협업을 정식 제안했다. 삼성전자가 만든 반지 형태의 새로운 웨어러블 기기 갤럭시 링과 관련해 “논의할 부분이 있다”며 만남을 요청했다. 삼성전자와 SK가 웨어러블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협력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 회장은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통신기술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의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해 노 사장을 만났다. 이들은 AI폰으로 불리는 갤럭시S24, 갤럭시 링 등을 살펴보며 약 25분간 대화했다.
최 회장은 갤럭시 링에 대해 특히 관심을 보였다. 갤럭시 링은 삼성전자가 만든 반지 형태의 새로운 웨어러블 기기다. 반지 안쪽 면이 손가락을 감싸 수면 상태 등 세밀한 건강 데이터를 측정해준다. 이날 외부에 처음 실물을 공개했다.
최 회장이 “전화하고 센싱해서 전화를 스크린으로 보는 것이냐”고 묻자 노 사장은 “아직 전화 기능까지는 안 되고 헬스 모니터링, 산소 포화도 측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산소 센서만 달려 있는 거냐”는 추가 질문엔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는 반지 형태로 디자인한 이유도 물었다. 노 사장은 “부담 없이 장시간 차려면 링 형태가 최적이라고 생각했다”며 “한 번 충전하면 5~9일 재충전 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잠시 고민하는 표정을 짓더니 “뭔가 조금 더 논의할 부분이 있어 따로 한번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노 사장은 “알겠다. 잘 협력하겠다”고 답했다. 옆에 있던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다음달 따로 만나 이야기하자”고 덧붙였다. 최 회장이 SK텔레콤 AI 서비스를 삼성전자 갤럭시 링에 활용하는 방안 등을 제안할 가능성도 예상된다.
노 사장은 최 회장과 인사를 나눈 뒤 취재진과 만나 ‘실제로 링을 껴보면 어떠냐’는 질문에 “평소 사람마다 끼는 사용감이 다른데 저는 편안하게 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열심히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르셀로나=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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