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 교수가 '의료대란'과 관련한 언론 보도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정진행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오전 7시 30분부터 서울의대 대강당에서 성명을 발표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필수 의료 체계를 감당하는 교수들이 병원에서 연속 160시간 근무하면서 (현장을) 책임지고 있다"며 "우리 국민 중 응급실 못 가는 분 계시느냐. '의료대란' 일어났다고 부추기는 정부와 언론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암 환자의 수술이 연기되는 등 불안이 커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암 수술은 본래 응급수술이 아니라 예정된 수술"이라며 "여러 가지 검사 등 단계를 밟아가는 것이고, 응급은 당장 수술·처치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들의 의료 이용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했다. 정 위원장은 "일단 국민께 호소한다. 의사는 노예가 아니다"라고 한 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통계 계속 얘기하는데, OECD에 비해 너무 지나치게 의료 쇼핑하고 있다.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의대 증원 규모의 적정성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의사는 환자를 만들어낼 수 있는 집단"이라며 "전문가는 내가 먹고살 걸 창출할 수 있어서 위험한 것이다. 그래서 (정확한) 숫자가 필요한 거고, 서양에서도 의사 숫자 함부로 안 늘린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전공의들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 현장을 떠나고 있는 것이며, 이를 돌리기 위한 대책은 협박이나 강제가 아니라 설득에 의해야 한다"며 "제자들에 대한 정부의 조치가 법률적으로 부당할 경우 우리도 사법적 위험에 대응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대화는 모든 것에 우선한다. 정부는 의대 교수들과 소통 채널을 만들고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정기적으로 만나서 대화하기를 요청한다"며 "실질적인 협의는 4월 총선 이후로 연기하는 대신 그동안 의제 설정과 기본적인 상호 의견교환을 지속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서울의대 교수협 비대위는 의대 교수들이 정부와 대화해 이 사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환자는 물론 제자이자 후배 의사인 전공의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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