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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치료제가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가운데 덴마크 제약사 질랜드파마(Zealand Pharma)가 개발 중인 비만 신약후보 물질이 26일(현지시간)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발표했다. 이 소식에 질랜드파마 주가는 35% 뛰었다.
CNBC에 따르면 질랜드파마는 간질환 치료제 신약이자 비만 치료 후보 물질인 '서보두타이드'(survodutide)가 비알콜성 지방간염(MASH) 관련 임상 2상 시험에서 효과를 입증했다고 이날 밝혔다. 질랜드파마는 "임상시험 참가자 83%가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지방간 질환인 MASH는 비만과 당뇨 같은 대사 과정의 이상으로 발병한다.
질랜드파마와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이 공동 개발하고 있는 서보두타이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은 후보물질이다. 식욕을 감소시키는 GLP-1 와 단백질성 호르몬(글루카곤)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이중 작용제로, 체중감량과 지방간 감소가 기대되고 있다.
서보두타이드는 비만치료제로도 임상 시험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 작년 6월 공개된 비만치료 임상 2상에서 피험자 체중을 거의 19% 가까이 줄였다. 현재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서보두타이드의 긍정적인 시험 결과가 발표되면서 이날 코펜하겐 증권거래소에서 질랜드파마 주가는 35.67% 급등한 648.50덴마크크로네에 마감했다. 이 회사 주가는 작년에만 85% 올랐고, 올해 들어서도 73.77% 더 뛰었다.
마이클 노보드 뱅크 노르데아 헬스케어 주식 책임자는 "임상시험에서 서보두타이드는 6.0mg의 고용량을 포함해 모든 용량에서 예상치 못한 안전성이나 내약성 문제를 보이지 않았다"며 "서보두타이드의 명백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비만치료제는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주식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선두 주자인 덴마크 노보노디스크는 지난해 주가가 51% 뛰면서 프랑스 명품재벌 모에헤네시 루이뷔통(LVMH)을 제치고 시가총액 기준 유럽 1위 업체로 부상했다.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미국 일라이릴리 주가는 60% 가까이 급등했다.
이에 많은 제약회사가 비만치료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후발 주자로는 질랜드파마 뿐 아니라 화이자, 알티뮨, 스트럭쳐테라퓨틱스, 턴스파마슈티컬스, 바이킹테라퓨틱스 등 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많은 기업이 비만치료제 개발에 나선 건 그만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비만 치료제 시장이 오는 2030년까지 1000억 달러(약 136조원)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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