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도배해놓고 "잉글리시 노우"…中 최대 통신사 '망신' [정지은의 산업노트]

입력 2024-02-27 17:03   수정 2024-02-28 23:09


중국 최대 무선통신업체가 글로벌 행사에 중국어로 가득한 소개 자료를 들고나와 망신을 당했다. 전시하는 모든 내용을 중국어로만 기재해 관람객이 외면하는 부스가 되고 말았다. 글로벌 전시를 위한 기본 준비가 안 됐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통신기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 중국 최대 무선통신업체인 차이나모바일의 전시장은 텅 비어 한산했다. 일부 중국인과 회사 관계자만 드나들 뿐 다른 국가 관람객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이따금 중국 전통 옷을 입은 전시장 모델과 사진을 찍겠다며 들렀다 가는 외국인이 있는 정도였다.

이 전시장에 관람객의 발길이 뚝 끊긴 것은 전시장 전체를 중국어로만 구성한 영향이 크다는 전언이다. 설명 문구가 모두 중국어로만 되어 있어, 내용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직원 중 상당수는 영어를 능숙하게 하지 못했다. 급기야 “잉글리시 노우”라며 고개를 젓는 직원도 있었다.

차이나모바일이 올해 처음 MWC에 참가하면서 벌어진 헤프닝이다. 국제 공용어인 영어를 사용할 생각을 미처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을 방문했다가 황당해하며 자리를 옮기는 외국인 관람객도 많았다.

한 외국인 관람객은 “이 회사는 글로벌 행사에 참여할 기본자세가 되어있지 않은 것 같다”며 “해외에 회사를 널리 알리겠다고 큰돈 들여 나온 행사에 자국어로 전시를 기획한 사례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이번 전시장 참가에 들인 금액은 수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차이나모바일은 가입자 수 기준 세계 최대 무선통신업체이기도 하다.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 수만 해도 2억9854만 명에 달한다.

바르셀로나=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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