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O 합류한 스웨덴…유럽 '우크라 파병' 검토

입력 2024-02-27 18:36   수정 2024-02-28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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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간 중립을 유지해온 스웨덴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32번째 회원국이 된다. NATO의 동진을 막겠다는 명분으로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서방 진영 확장이라는 결과로 돌아온 것이다. NATO 일부 회원국이 우크라이나 파병을 검토하면서 전쟁이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럽을 더 강하고 안전하게”
CNN 등에 따르면 헝가리 의회는 26일(현지시간) 찬성 188표 대 반대 6표로 스웨덴이 NATO의 32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하는 안을 가결했다. 6석을 보유한 극우 성향 우리조국당을 제외한 모든 의원이 찬성표를 던졌다. 정식 가입은 이르면 다음달 1일께 이뤄질 전망이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스웨덴은 유럽과 대서양의 안보를 책임질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스웨덴의 NATO 가입은 2022년 5월 신청 이후 1년9개월 만이다. 스웨덴과 함께 가입 신청서를 낸 핀란드는 지난해 4월 31번째 회원국으로 합류했다.

두 나라가 가입함에 따라 NATO는 1991년 소련 붕괴로 동유럽 회원국들을 받아들인 이후 최대 규모로 커졌다. 무엇보다 유럽의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 발트해에서 러시아를 완전히 포위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발트해 중앙에 있는 스웨덴 고틀란드섬은 러시아로부터 발트 3국(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을 보호하는 데 가장 중요한 거점으로 꼽힌다. 발트해 연안의 상트페테르부르크,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 등은 석유·가스와 같은 러시아산 에너지의 주요 수출 거점이기도 하다.


스웨덴이 200년 넘게 유지해온 비동맹·군사중립 노선을 전환한 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이 컸다. NATO 비회원국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침공당하는 것을 지켜보며 안보 동맹을 확보해야 한다는 국내 여론이 조성됐다.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서방 세계 분열을 의도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계획과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난 셈이다.

스웨덴은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도 적극적이다. 스웨덴은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15차 군사 지원 패키지를 발표했다. 이번 패키지 규모는 지원 개시 이후 최대인 6억9000만달러(약 9190억원)에 이른다. 뉴욕타임스(NYT)는 “NATO를 러시아 국경에서 멀리 떨어트려 놓겠다는 푸틴 대통령의 침공 명분 중 하나가 무력화됐다”며 “서방 세계와 러시아 간 세력 균형에 큰 변화가 생겼다”고 평가했다.
일부 회원국, 우크라 파병 검토
NATO 회원국 사이에서는 우크라이나 파병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는 서방이 무기와 물자만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는데 전투원을 보내면 NATO와 러시아가 직접 충돌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는 이날 자국 TV연설에서 “우크라이나에 자국 군대를 보내고 싶어 하는 NATO 및 유럽연합(EU) 국가들의 양자 협정이 곧 이뤄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대해 우리는 심각한 안보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친러시아 인사로 평가되는 피초 총리는 “슬로바키아는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지원회의에서 파병 논의가 이뤄졌다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오늘 지상군 파병에 대한 합의는 없었다”면서도 “어떤 것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회의에서 NATO 국가들이 파병에 관해 각기 다른 의견을 냈으며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유럽 각국 지도자와 북미 장관급 인사 약 20명이 참석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NATO 사무총장은 27일 “우크라이나에 NATO 동맹의 전투 병력을 투입할 계획이 없다”고 파병 가능성을 일축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파병 시 러시아와 NATO의 직접 충돌이 불가피해질 것”이라며 “파병은 (서방 국가들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장서우/김인엽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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