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구로 공장촌 허물고 '미래 첨단도시' 세운다

입력 2024-02-27 18:41   수정 2024-02-28 00:51


영등포 구로 등이 포함된 서울 서남권은 1960~1970년대 소비·제조산업 중심지로 근대화와 산업화를 이끌었지만 지금은 낙후 지역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서울 준공업지역 총량 관리와 용도지역 내 과도한 규제로 묶여 있어서다.

서울시는 27일 서남권을 ‘직(職)·주(住)·락(樂)’이 어우러진 미래 첨단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기존의 용도지역 규제를 과감히 없애기로 했다. 제조업 중심인 서남권 공간을 미래 첨단·융복합산업 집적지로 전환하고 노후 주거지는 여가·문화·녹지가 어우러진 고밀 개발이 이뤄지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준공업지역 해제도 가능”
서울시의 ‘서남권 대개조 구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준공업지역 무장해제다. 서울시는 그동안 준공업지역 총량(19.97㎢)을 유지하기 위해 용도지역 전환을 금지했다. 준공업지역을 개발할 때도 공장과 주거지를 엄격히 분리해 짓도록 했다.

서울시는 지역 전체가 일터와 삶터가 되도록 준공업지역 내 산업·주거·문화 등 다양한 기능 융복합을 허용하고 용적률 인센티브도 개선하기로 했다. 영등포 등 도심 중심 구역은 필요하면 상업지역으로, 주택단지가 광범위하게 조성된 지역은 주거지역 또는 준주거지역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서울 준공업지역의 82%가 영등포, 구로, 금천, 강서, 양천, 관악, 동작 등 7개 자치구가 포함된 서남권에 몰려 있다.

‘산업혁신구역’과 ‘공간혁신구역’도 적극 활용한다. 용도와 밀도 같은 규제를 받지 않는 이른바 ‘비욘드 조닝’ 개념이다. 구로 온수산업단지는 첨단제조업 중심으로 재구조화한다. 여러 차례 개발이 무산된 금천 공군부대는 용적률과 용도 규제를 풀어 서울의 관문이자 수도권 서남부 동반성장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금천 공군부대는 정부 ‘공간혁신구역’ 시범사업 후보지 중 한 곳이다. 서울시는 서남권에 총 13곳(공공 1곳, 민간 12곳)의 개발 가능 부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구로기계공구상가, 구로중앙유통단지 등 유통시설도 미래형으로 개발되도록 연내 유통시설 복합화 기준을 마련한다. 내년 시범사업 후보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주거 용적률 250%→400%
주거시설에 대한 규제로 오피스텔 등이 난립하면서 생긴 문제도 개선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250%로 제한된 준공업지역 주거시설 용적률을 최대 400%까지 완화해 녹지와 편의시설 등이 더해진 직주근접형 주거지로 유도하기로 했다.

지난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으로 임대주택을 지으면 정비사업에만 추가 용적률을 받을 수 있는 근거가 생겼다. 서울시는 임대주택이 아니라 도로 공원 문화시설 등을 공공기여하더라도 400%까지 용적률을 받을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지구단위계획을 통한 주거 개발도 같은 기준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등촌동과 가양동 일대 등 노후 공동주택 밀집 지역은 ‘노후계획도시특별법’을 포함한 패키지형 정비계획을 수립해 인프라가 풍부한 신주거단지로 재조성한다.

녹지 비율 상향도 대개조 구상안의 핵심 내용 중 하나다. 공원과 수변 거점을 연결하는 보행·녹지네트워크를 확대하고 대규모 정비 땐 민간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시해 개방형 녹지를 늘리기로 했다.

김포공항 명칭을 ‘서울김포공항’으로 바꾸는 안도 추진한다. 국제선 전세편 운영 규정을 2000㎞에서 3000㎞로 늘리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연내 지구별 제도 개선, 기본계획 수립 등을 마칠 계획이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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