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5선인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부천시을)이 28일 "국민이 아닌 이재명을, 민생이 아닌 개인의 방탄만을 생각하는 변화된 민주당에 저는 더 이상 남아 있을 수 없다"며 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설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저는 40여 년 동안 몸담고 일궈왔던 민주당을 떠나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이제 민주당에는 김대중의 가치, 노무현의 정신이 모두 사라졌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감히 무소불위의 이재명 대표를 가감 없이 비판했다는 이유로 하위 10%를 통보받았고, 지금까지 제가 민주당에서 일구고 싸워온 모든 것들을 다 부정당했다"며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지역구를 누비고, 밤낮을 바꿔가며 고군분투했던 4년이라는 시간이 단순히 이재명 대표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아무 의정활동도 하지 않는 하위 10%의 의원이라고 평가절하되며 조롱당했다"고 토로했다.
설 의원은 "이제 민주당은 이러한 민주적 공당(公黨)이 아니라 이재명 대표의 지배를 받는 전체주의적 사당(私黨)으로 변모됐다"며 "이재명 대표는 연산군처럼 모든 의사결정을 자신과 측근과만 결정하고, 의사결정에 반하는 인물들을 모두 쳐내며, 이재명 대표에게 아부하는 사람들만 곁에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어떻게 아부해야 이재명 대표에게 인정받고 공천을 받을 수 있을 것인지만 고민하는 정당이 되어버렸다"며 "이재명 대표에게 정치는, 그리고 민주당은 자기 자신의 방탄을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설 의원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브리핑에서 이낙연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 합류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새미래가 진짜 민주당이라는 데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그 평가가 틀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제가 소속돼 있는 부천시을 지역 의원들과 기초 광역 의원들이 무소속이 좋겠다고 얘기하고 있다.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결정 못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전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재명 대표에게 사퇴를 요구했다고 밝히며 "마지막 기회라고 했다"며 "이 대표 앞에서 바로 바라보면서 (말)했는데, 안 받아들여졌다"고 했다.
설 의원은 이 대표의 정치를 한 마디로 "혼자 하는 독선에 가득 찬 오만의 정치"라며 "성남 시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치는 동안 자신의 스타일이 굳혀졌다고 생각한다. 상의해서 타협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화하고 타협해서 내가 물러나고 상대의 양보를 얻어내는 게 정치의 기본인데 이 대표는 그걸 전혀 모르는 듯하다"며 "독선에 가득 물들어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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