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건설채 투심…대우건설도 P-CBO 시장서 발행

입력 2024-02-28 14:29   수정 2024-02-29 09:42

이 기사는 02월 28일 14:2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자금 확보에 나선 건설사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건설채 투자수요가 좀처럼 살아나고 있지 않아서다. 신용보증기금 등 공공기관이 지원하는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이나 핵심 계열사의 신용 보강 등을 통해 간신히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분위기라는 게 자금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 27일 3년물 400억원 규모 P-CBO를 연 5.232%에 발행했다. P-CBO는 여러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를 모은 뒤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받아 발행하는 증권이다.

대우건설이 P-CBO 시장을 찾은 건 2022년 9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대우건설은 3년물 200억원 규모 P-CBO를 찍은 바 있다. 중소·중견기업들이 주로 활용하는 자금조달 통로지만 당시 랜고랜드 사태로 채권 시장 경색이 발생하면서 처음으로 P-CBO를 발행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대우건설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로 매기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초 공모 회사채 발행을 검토했다. 2021년 이후 3년 만에 회사채 시장 복귀를 위해 연초부터 증권사들과 논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건설채가 기관들의 투자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P-CBO 발행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든든한 그룹 계열사의 ‘뒷배’를 활용하는 건설사도 나타나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달 31일 열린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3440억원의 주문을 받아 지난 7일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완료했다. ‘A+(부정적)’인 롯데건설의 신용도를 보완하기 위해 ‘AA(안정적)’인 롯데케미칼이 지급보증을 활용한 게 주효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건설 지분 약 44% 보유한 최대주주다.

건설사들이 다양한 통로를 통해 자금 확보 총력전에 나선 건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투자수요 확보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특히 재무 구조가 취약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노출도가 큰 중소형 건설사들은 철저하게 외면받고 있는 분위기다. HL디앤아이한라(신용등급 BBB+)는 지난 21일 열린 7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한 건의 주문도 받지 못했다.

한 대형 증권사 회사채 발행 담당자는 “대기업 계열 건설사가 아니라면 공모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며 “수요예측 미매각으로 시장에서 더 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다양한 우회 조달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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