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등 이른바 '임대차 3법'이 헌법에서 보장하는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다.
28일 헌법 재판소는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7조의 제2항, 제7조의2, 부칙 제2조 등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은 급등하는 전셋값을 잡기 위해 2020년 7월31일 개정됐다. 세입자가 계약갱신을 요구할 때 집주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이에 임대 기간이 기존 2년에서 4년으로 늘어났다.
같은 법 제7조 제2항은 계약을 갱신할 때 임대료 상승 폭을 기존 임대료의 최대 5%까지만 올릴 수 있도록 했다. 같은 법 제7조의2는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의 법정 전환율을 규정했다. 부칙 제2조는 법 시행 당시 진행 중이던 임대차 계약에 대해서도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규정을 적용하도록 했다.
헌재는 "임차인 주거 안정 보장이라는 입법 목적이 정당하고 임차인의 주거 이동률을 낮추고 차임 상승을 제한함으로써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약갱신 요구 조항은 임대인의 사용·수익권을 전면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임대인이 거절할 수 있는 사유를 규정해 기본권 제한을 완화하는 입법적 장치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월세상한제에 대해서는 "차임 증액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은 계약갱신요구권 제도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규제"라며 "(인상률 제한인) 20분의 1 비율이 지나치게 낮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 청구인들은 주택을 소유하고 임대하는 개인·법인으로,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가 자신들의 재산권 등을 침해해 위헌이라며 2020년 10월 헌법소원을 냈다.
한편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지난 정부 시절인 2020년 7월 통과했다. 당시 정부는 치솟는 전셋값을 잡기 위해 관련 법을 개정했다. 임대차 3법 도입 이후 전셋값은 더 가파르게 올랐고 집주인과 세입자 간의 분쟁도 더욱 늘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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