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된 데는 이재명 대표에게 일차적 책임이 있다. 그는 대표 경선 연설에서 “정당의 힘은 다양성”이라며 “박용진 후보도 공천을 걱정하지 않는 당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복수극’을 방불케 한다. 민주당은 박 의원을 비롯한 비명계, 이 대표 체포 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의심받는 ‘수박’ 의원들 대부분에게 ‘하위 10%, 20%’ 평가를 주거나 공천에서 탈락시키면서 약속과 달리 평가 근거도 공개하지 않았다. 공천 룰도 ‘이재명 구하기’고, 친명 후보들을 위한 정체불명의 여론조사도 횡행했다. 친명계는 대부분 단수 공천을 받았고, ‘대장동 변호사’들은 강세 지역에 나섰다. 임 전 실장 컷오프는 잠재적 정적 제거라는 의혹도 나온다. 같은 친명이라도 농도에 따라 결정된다는 말도 파다하다. 호위무사, 친위대로만 둘러 세우겠다는 것이다. 총선 때마다 계파 공천 다툼은 있었지만 이렇게 노골적인 1인 방탄용, 사당화는 보지 못했다. 게다가 이 대표는 공약을 뒤집어 위성정당을 세우고, 민주당은 ‘종북·괴담 세력’ 국회 입성 숙주 노릇까지 하려고 한다.
그렇다고 비명계가 면책받을 자격은 없다. 지난 2년 ‘이재명 유일체제’로 치달을 때 뭘 했나. 이 대표가 대선 패배 두 달 만에 연고도 없는 곳에 출마하고, 당헌 당규까지 고쳐 대표 경선에 나서도 제동을 걸지 않았다. 불체포 특권 포기 약속 번복 등 온갖 말 바꾸기에도 팔짱을 꼈다. 사당화에 조연 역할을 해놓고선 공천 불이익을 당하자 “나도 속았다”며 분기탱천하는 기회주의 속성을 보이고 있다. 공천을 두고 벌어지는 자칭 ‘민주 정당’의 적나라한 정치 타락 모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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