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면 급격한 인구 감소를 피할 수 없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2022~2072년)에 따르면 2072년 인구는 3622만 명으로 작년 말(5144만 명)보다 30%나 쪼그라든다. 뉴욕타임스가 지난해 한국 인구에 대해 “흑사병 창궐로 인구가 급감한 14세기 유럽보다 더 빠르게 감소할 수 있다”고 했는데, 현실이 될 수 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출산율이 1 미만인 유일한 국가다.
급격한 저출산·고령화가 지속되면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교육, 국방, 의료 등 사회 각 분야에서 구멍이 커질 수 있다. 인구 감소에 따른 축소사회에 대비해 사회 시스템을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 2015년 1.24명이던 출산율이 지난해 0.7명대까지 떨어지는 사이 30대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58%대에서 70%로 올랐다. ‘일이냐, 육아냐’ 갈림길에서 ‘일’을 택한 여성이 많았던 것이다. 무작정 현금 지원만 해선 이런 흐름을 돌리기 어렵다.
한국경제신문이 여론조사 업체 입소스에 의뢰해 25~45세 경제활동 여성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은 이상적인 자녀 수로 2명 이상을 꼽았지만 6명은 ‘출산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이유는 ‘육아에 구속되기 싫어서’, ‘경제적으로 자유롭지 못해서’ 등이었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 갭이 있는 것이다. 이 갭을 메우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인구정책 컨트롤타워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도 시급히 재가동돼야 한다. 대통령 주재 회의만 해도 지난해 한 차례 열린 뒤 아직까지 추가 회의를 못 잡았다. 올해 발표하겠다던 일·가정 양립 정책도 감감무소식이다. 인구 정책은 다른 어떤 문제보다 꾸준한 관심과 실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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