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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투자’의 대가로 알려진 세스 클라만이 이끄는 헤지펀드 바우포스트그룹이 작년 4분기 대대적인 포트폴리오 종목 변경(리밸런싱)을 단행했다. 32개 종목 중 9개 종목을 전량 매도했다. 추가 매수한 종목은 3개에 그쳤고, 신규 투자한 종목도 없었다. 포트폴리오 ‘군살 빼기’를 추진했다는 평가다.
28일 바우포스트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작년 말 주식 보유 현황 공시에 따르면 이 펀드의 포트폴리오 가치는 작년 3분기 52억1000만달러에서 작년 4분기 45억9000만달러로 감소했다. 보유한 종목도 32개에서 23개로 줄었다.
클라만은 작년 4분기 세계 최대 암호화폐거래소인 코인베이스 전환사채(CB)를 전량 매도했다. 작년 3분기까지 클라만은 포트폴리오 내 코인베이스 비중을 1.51%로 늘렸다. 이후 코인베이스 주가는 작년 4분기 동안 약 130% 치솟았다. 주가가 급등하자 익절매했다는 분석이다.
클라만은 미국 종합물류 기업 베리티브 지분 332만여 주도 매도했다. 작년 3분기까지 포트폴리오 내 비중(10.77%)이 가장 큰 종목이었다. 작년 10월 미국 사모펀드 CD&R이 베리티브 주식 전량을 주당 170달러에 인수하면서 클라만이 보유한 지분도 매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베리티브는 건설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기업가치가 급감했다. 지난해 6월에는 주당 100달러 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부동산 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지분을 모두 비워냈다는 평가다.
작년 4분기 주가 흐름이 부진한 종목도 모두 털어냈다. 할인 유통업체 달러제너럴 지분 92만7000여 주(비중 1.18%)를 전량 매각했다. 바우포스트는 작년 2분기 달러제너럴 주식을 평균 169.78달러에 처음 매입했다. 작년 말 종가는 139.5달러로 떨어졌다. 월마트 등과의 경쟁 심화로 마진율이 감소한 탓이다.
작년 말 기준 바우포스트 포트폴리오에서 비중 5%가 넘는 종목은 통신업체 리버티글로벌(17.2%), 위성통신기업 비아셋(9.86%), 미디어그룹 리버티시리우스(9.3%), 알파벳(9.07%), 피델리티내셔널인포메이션(8.33%) 등이 있다.
클라만은 작년 4분기 단 세 종목만 추가 매수했다. 정보서비스 제공업체 클라이베이트(CLVT) 지분을 300만 주 샀다. 엔지니어링 컨설팅업체 제이컵솔루션 지분도 24만 주 추가 매입했다. 세계 수면장애 치료제 1위 업체인 미국 재즈파마슈티컬스 지분도 16만여 주 더 사들였다.
클라만은 가치 투자의 창시자인 벤저민 그레이엄을 추종하는 헤지펀드 투자자다. 클라만은 지난해 순수익 3억달러를 올리며 미국 헤지펀드 중 여덟 번째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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