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2월 26일자 A1, 3면 참조
먼저 회의 테이블에 오른 주제는 차세대 XR 기기 공동 개발이었다. 두 회사는 애플의 ‘비전 프로’를 능가하는 XR 헤드셋을 내년 1분기 출시하기로 합의했다. 제품 양산은 LG전자가 맡는다. LG전자의 TV에 들어가는 운영시스템(OS)인 ‘웹OS’를 통해 쌓은 콘텐츠 서비스도 XR 기기에 투입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메타는 5년 넘게 XR과 메타버스 사업을 벌인 노하우로 XR 기기의 경쟁력을 높인다.
회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 CEO는 메타의 XR 헤드셋 ‘퀘스트3’와 스마트글라스 ‘레이밴 메타’를 착용했고, 저커버그 CEO는 헤드셋을 귀에 감고 LG가 제공한 콘텐츠를 감상했다. LG 관계자는 “저커버그 CEO가 LG전자의 헤드셋과 콘텐츠에 만족감을 표했다”고 말했다. 박 사업본부장은 “LG전자가 판매한 TV는 2억 대가 넘고, 3500여 개 콘텐츠 기업과 협업한다는 사실에 저커버그 CEO가 크게 놀랐다”며 “서로 ‘함께 잘해 보자’는 얘기가 오갔다”고 했다.
AI 기술 협업 방안도 논의 안건에 올랐다. 주제는 세계에서 쓰이고 있는 LG전자 제품 7억~8억 대를 메타의 LLM 기반 AI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방안이었다. 저커버그 CEO는 최근 인간 이상의 지능을 갖춘 ‘일반인공지능(AGI)’ 개발을 선언했는데, 그 출발점이 개발 중인 LLM ‘라마 3’다.
조 CEO는 ‘온디바이스 AI’(인터넷 연결 없이 기기 자체에서 구동되는 AI) 관점에서 두 회사의 시너지 창출 가능성에 많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CEO는 “(AI 관련) 협력 범위는 굉장히 넓다”고 말했다.
메타는 엔비디아가 개발한 범용 AI반도체가 메타 특유의 AI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부족하다고 보고, 자체 반도체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생산시설이 없는 만큼 직접 설계한 반도체를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에 맡겨야 한다. 그 후보 중 하나가 삼성전자다. 세계 2위 파운드리 업체인 삼성전자는 퀄컴, 테슬라 등의 첨단 반도체를 양산해본 경험이 있다.
박의명/황정수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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