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사 쿠팡은 27일(현지시간) 지난해 6174억원(약 4억73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발표했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31조8298억원(약 243억8300만달러)으로 전년보다 19.7% 늘었다. 국내 최대 유통업체인 이마트(29조4000억원)를 넘어섰고, 롯데쇼핑(14조5000억원)보다는 두 배 많다.
지난해 말 기준 쿠팡에서 분기에 한 번 이상 제품을 산 활성 고객은 2100만 명이었다. 전년(1811만 명) 대비 16.0% 늘어났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쿠팡Inc 대표)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상품 커머스 수익성 확대에 힘입어 기록적인 순이익과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했다”고 말했다.
2022년까지 쿠팡의 누적 적자 규모는 6조1892억원이었다. 매년 적자 폭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2021년 영업손실은 1조8040억원에 달했다. 그럼에도 쿠팡은 ‘계획된 적자’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일정 기간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수조원대 투자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면 결국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논리였다. 쿠팡은 지난해 첫 연간 흑자로 이 같은 성장 모델의 성공을 증명해냈다.
사업 영역 확대는 쿠팡이 고성장을 지속한 토대였다. 쿠팡이 서비스를 확장할수록 소비자 사이에선 ‘쿠팡엔 다 있다’는 인식이 확산했다. 생활용품을 구매하러 들어온 소비자들이 쿠팡에서 화장품을 샀고, 쿠팡으로 먹거리를 주문하는 사람도 급증했다.
쿠팡은 쿠팡플레이, 쿠팡이츠 등 성장사업을 앞세워 유료 회원도 끌어모았다. 유료멤버십 ‘쿠팡와우’ 회원 수는 1400만 명으로 지난해에만 300만 명 급증했다. 유료 회원 전용 OTT인 쿠팡플레이에서 인기 스포츠 경기를 독점 스트리밍해 남성 회원을 대폭 끌어들이고, 쿠팡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쿠팡이츠 할인 혜택을 준 덕분이었다.
알리와 테무는 쿠팡의 배송·반품·상품 성공 전략도 그대로 따라 하고 있다. 알리는 연내 국내 물류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중국 물류센터에서 국내 제품을 통관하고, 한국 물류센터 입고를 거쳐 소비자에게 배송하는 방식을 버리고 직접 국내에서 쿠팡처럼 당일 배송으로까지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쿠팡은 품질과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김 창업자는 콘퍼런스콜에서 “소비자들은 가장 좋은 상품과 가격을 선택할 것”이라며 “우리는 고객을 ‘와우’하게 할 새로운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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