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라이프이스트-구건서의 은퇴사용설명서] 'No'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입력 2024-02-29 13:59   수정 2024-02-29 16:59


매스컴에서 보이스피싱(Voice Phishing) 사기단에 속아 생명줄 같은 돈을 뺏긴 노인들의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노인뿐만 아니라, 젊은이들도 사기꾼의 그럴싸한 꼬임에 빠져 거액의 돈을 송금하는 사례도 있다. 심지어 의사 직업을 가진 사람도 보이스피싱 범인들에 속아 수억 원을 입금했다는 얘기도 있다. 보이스피싱이란 전화 등을 이용해 상대방을 속이거나 금융회사 등을 사칭해 돈을 빼내는 금융사기수법을 말한다. 예컨대 공공기관이나 금융회사, 경찰 등을 사칭하거나 친인척의 사고나 납치를 가장해 입금을 요구하는 사기 등이 이에 해당한다.

경찰이나 금융감독원 등에서도 보이스피싱 예방법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지만 매년 사기당하는 금액은 늘어나고 있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이것은 대한민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인데, 과연 보이스피싱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사기꾼들의 수법이 날로 교묘해지고 있어서 일반인들이 이들의 사기 행각을 막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일단 돈 얘기가 나오면 무조건 전화를 끊은 것이 상책일 수 있는데, No라는 거절을 잘 못하는 사람은 그것도 어렵다. 따라서 이제는 과감하게 No라고 할 수 있는 용기를 배워야 한다.

우리는 종종 우리에게 오는 모든 기회와 요청에 동의(Yes)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낀다. 하지만 아니요(No)라고 거절하는 기술은 나쁜 것도, 예의가 없는 것도 아닌 꼭 배워야 할 중요한 덕목이다. 거절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 자원을 더 잘 관리하고 더 만족스러운 삶이 되도록 해줄 것이다. 그러니 No라고 말하는 거절도 자신의 삶이 더 나아지는 방법임을 알고 효과적으로 거절하는 몇 가지를 소개한다.


첫 번째는 명확하고 직접적인 거절이어야 한다. 아니라고 말할 때 명확하고 직접적으로 말을 해야 한다. ‘한번 생각해보고’ 또는 ‘조금 기다려봐’와 같은 모호하거나 애매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대신에 ‘미안하지만, 어려운 부탁이라 그렇게 할 수는 없다.’ 또는 ‘지금은 그럴 형편이 안 된다’라고 단호하게 말해야 한다.

두 번째는 거절의 이유를 알려주고 거절하면 된다. 항상 이유를 제시할 필요는 없지만 이유를 설명하면 다른 사람이 왜 아니라고 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시간에 이미 약속이 있다’고 하거나 또는 ‘다른 작업이 있어서 도움을 줄 수 없다.’와 같이 간단하고 정직하게 말하면 된다.

세 번째는 죄책감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No라고 말하는 것에 죄책감이나 후회를 할 이유가 없다. 괜히 거절한 것에 대해 사과하거나 상대방이 요청한 것에 대해 기분 나빠할 이유도 없다.

네 번째 요청한 상대방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 No라고 말하는 것은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지, 그 사람을 미워하거나 얕봐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죽하면 나에게 부탁을 할까하는 생각으로 최대한 예의를 갖추어야 한다. 상대에 대한 배려를 하고 대화하는 동안 긍정적인 말투를 유지해야 한다.

다섯 번째 할 수 있다면 새로운 대안을 찾아주면 된다. 요청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경우 다른 대안은 없는지 함께 고민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No라고 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거절은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상처를 덜 받는 귀중한 기술이다.

거절하는 방법을 배우면 더 만족스럽고 균형 잡힌 삶을 살 수 있다.

<한경닷컴 The Lifeist> 구건서 심심림 대표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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