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 대주주들이 경영권 매각을 위해 자문사 선정 절차에 나섰다.
매각 대상은 대주주인 손화자 씨 지분 12.4%와 조갑주 전 신사업추진단장이 직접 및 개인회사를 통해 보유한 지분 약 11%를 포함한 25%다. 기타주주도 최대주주와 함께 지분을 팔 수 있는 조항(태그얼롱)이 있어 매각 범위는 더 늘 수 있다. 우미글로벌(9.08%), 금성백조(8.59%), 현대차증권(6.59%), 한국토지신탁(5.31%) 등이 대상이다. 업계에서는 사모펀드(PEF)와 증권사, 건설사 등 연관 기업들을 인수 후보로 꼽고 있다.
매각 측은 지분 100% 기준 기업가치로 8000억~1조원 수준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8월 대신금융그룹이 PEF로부터 이지스자산운용 지분 8.2%를 인수할 당시 기업가치는 6000억원으로 책정됐다.
이지스자산운용은 고(故) 김대영 창업주가 2010년 설립했다. 누적 운용자산은 65조8000억원이다. 설립 초기부터 공격적으로 대형 부동산 자산을 쓸어 담으며 6년여 만에 국내 최대, 아시아권 3위의 부동산 운용사로 자리매김했다. 2018년 창업주가 작고한 뒤 손씨 등 유족이 지분을 상속받았지만 경영에 참여하지 않기로 방침을 세웠다. 창업 초기부터 김 창업주와 함께한 조 전 단장 등이 경영권을 인수하는 안과 2대주주인 대신금융그룹(12.3%)에 매각하는 안, 공개매각하는 안을 동시에 타진 중이다.
매각이 순탄할지에는 전망이 엇갈린다. 우수한 인력과 네트워크를 갖춘 회사를 싸게 살 기회라는 시각과 국내외 부동산 위기 탓에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함께 나온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73.5% 감소한 455억원을 기록했다. 태영건설과 함께한 성수동 사업장, 마곡지구 CP4 등 여러 개발 프로젝트가 난항을 겪고 있다.
회사 측은 “주주들이 지분 매각 방안 등을 논의 중이지만 시점은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차준호/류병화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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