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ETF 837개 종목 중 68개 종목은 순자산이 50억원을 밑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거래소는 순자산액이 50억원 아래로 떨어지거나 기초지수 대비 추적오차가 지속적으로 커진 ETF를 상장폐지 대상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20%인 13개가 전략형 ETF였다. ‘KBSTAR 모멘텀로우볼’(순자산 22억원), ‘HK S&P코리아로우볼’(38억원), ‘KODEX 퀄리티Plus’(44억원) 등 스마트베타 ETF다.
스마트베타 ETF는 안정적인 전략을 통해 시장 대표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우량주(퀄리티), 저변동성주(로볼), 상승세가 강하게 나타나는 주식만 선별해 투자하는 모멘텀 ETF 등이 있다.
미국에서는 스마트베타 ETF가 시장 상황에 영향을 덜 받으면서 꾸준히 S&P500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셰어즈 MSCI UN 퀄리티팩터 ETF’(티커 QUAL)가 대표적이다. 자금이 오랜 시간 유입돼 순자산이 377억달러(약 50조원)에 달하고 최근 3개월 하루평균 거래량도 170만 주에 이른다.
반면 국내 스마트베타 ETF 대부분은 하루평균 거래량이 1000주 미만인 ‘좀비 ETF’ 신세다. KBSTAR 모멘텀로우볼(26주), ACE 스마트퀄리티(330주), TIGER 모멘텀(525주), KODEX 최소변동성(575주) 등으로 투자자의 관심 밖에 있다.
벤치마크 지수에도 못 미치는 수익률로 시장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최근 1년 기준 코스피200지수 상승률은 11.7%인데 KODEX 최소변동성(-0.02%), ACE 스마트퀄리티(10%), KODEX 퀄리티Plus(11%) 등의 수익률은 모두 이를 밑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운용사들이 유행에 편승해 테마형 ETF 출시에만 몰두하고 ETF 질 향상에는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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