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본회의를 마지막으로 2월 임시국회가 막을 내렸다. 시급한 민생 법안과 정부 정책을 뒷받침할 입법안이 각 상임위원회에 계류된 채로다. 이 법안들의 처리는 모조리 4월 총선 이후로 밀리게 됐다. 총선 일정을 감안하면 3월에는 국회가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 국회의 임기는 오는 5월 29일까지다. 남은 기간에 모든 입법 쟁점에서 타협점을 찾기란 불가능하다. 상당수 법안이 회기 종료와 함께 폐기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1대 국회는 끝까지 일하지 않은 국회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날 한국경제신문 집계 결과 14개 국회 상임위원회 중 7개 상임위가 올해 들어 법안심사소위를 한 차례도 열지 않았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와 환경노동위, 정무위, 보건복지위 등 경제 및 산업 관련 법안을 다루는 상임위가 대부분이다. 법안심사소위는 10명 안팎의 여야 의원이 법안 쟁점을 조율하는 절차다. 법안심사소위가 열리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상 해당 상임위 업무가 멈췄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다 보니 시급한 민생 법안 처리는 뒷전으로 밀렸다. 포화 상태에 다다른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신설을 위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대표적이다. 산자위 소위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정책 불확실성도 커졌다. 정부가 정책을 내놔도 입법이 뒤따르지 않아서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해 11월 공매도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지만,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는 해당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한 차례도 심의하지 않았다.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위한 의료법 개정안도 마찬가지다. 복지부가 지난해부터 시범사업을 하고 있지만 법안은 복지위에서 잠자고 있다. 지난 1월 정부가 전면 폐지 입장을 밝힌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법안도 기획재정위원회에 상정만 해놓은 상태다.
노경목/원종환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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