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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애널리스트들이 연초 목표주가를 30% 이상 높인 종목 다수가 이달 말까지 S&P500 지수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종목 중에선 엔비디아만 월가 전망을 뚫고 주가가 더욱 올랐다.
28일(현지시간)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달 초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가장 많이 목표주가를 상향한 종목은 유나이티드항공이었다. 연초 애널리스트들은 유나이티드 항공의 목표주가를 실제 주가 대비 평균 42.7% 가량 올려 잡았다. 해외 여행 수요가 늘어나고 유가가 하향 안정화되고 있어 저평가됐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유나이티드항공은 연초 이후 28일까지 8.4% 오르는데 그쳤다. 부진한 올 1분기 실적 전망이 발목을 잡았다. 유나티이드항공 지난달 4분기 실적 발표에서 1분기 주당 35~85센트 가량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보유한 737맥스9 항공기가 지난달 5일 발생한 탑승문 분리 사고로 운항이 전면 중단된 여파다.
목표주가 상향폭 2위(35%)인 번지글로벌은 연초 이후 7.1% 하락하며 미국 증시 상승에도 불구하고 약세였다. 이 회사는 미국 농산물 거래회사 번지그룹의 지주회사다. 지난해 6월 번지그룹이 약 82억달러에 경쟁사 비테라를 인수하면서 애널리스트들이 긍정적인 전망을 냈지만, 올해 들어 곡물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면서 주가도 함께 내려갔다. 미국 5월물 대두 선물가격은 작년 말 5000부셸당 1293.5달러였으나 전날 기준 1145.25달러까지 내려갔다.
목표가가 평균 30% 이상 상향된 종목 다수는 실제 주가 상승폭이 S&P500의 연초 이후 상승폭(6.2%)에도 못미쳤다. 정유업체인 마라톤오일은 연초 목표주가가 33.8% 상향됐지만 연초 이후 주가는 0.17% 하락했다. 델타항공도 여행 수요 회복으로 목표주가가 31.6% 올라갔지만 실제 주가는 4.4% 오르는 데 그쳤다. 모더나와 퍼스트솔라도 목표가가 31%가량 상향됐지만 실제 주가는 각각 1.9%, 13.3% 떨어졌다.
월가 전망을 가장 크게 비껴나간 종목은 워너브라더스였다. 연초 애널리스트들은 워너브라더스의 목표주가를 평균 32.2% 상향했다. 그러나 지난해 작가·배우 노동조합의 파업 여파가 이어지면서 워너브라더스 주가는 연초 이후 23.4% 급락했다.
엔비디아는 월가 전망 대비 주가가 더욱 올랐다. 월가의 연초 엔비디아 목표주가 상향 폭은 29.5% 수준이었으나 AI 반도체·데이터센터사업의 호조로 실제 엔비디아 주가는 연초 이후 56.8% 급등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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