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손자'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빅리그에서 치른 두 번째 시범경기에서 첫 홈런을 터뜨렸다.
이정후는 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 필즈 앳 토킹스틱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원정 시범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으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홈런은 0-2로 뒤진 3회초 2사에서 나왔다. 그는 오른손 투수 라인 넬슨을 상대로 볼카운트 2볼 1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가운데 몰린 직구를 공략했다. 초구 몸쪽 직구를 건드렸다가 파울을 쳤지만 이후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 2개를 잘 걸러냈다.
그리고 시속 152.4㎞의 직구가 가운데 몰리자 그대로 당겨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만들었다. MLB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이정후의 홈런 타구 속도는 시속 176.5㎞, 발사 각도는 18도, 비거리는 127.4m였다.
이정후는 이에 앞서 선두 타자로 나선 1회초에 2루타를 뽑아내기도 했다. 그는 넬슨을 상대로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에서 시속 131.3㎞ 낮은 커브를 받아쳐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쳤다. 스트라이크존을 한참 벗어나는 유인구성 공이었지만, 특유의 감각적인 타격 기술로 안타를 만들었다.
MLB닷컴은 당초 이정후가 친공을 컷패스트볼로 표기했으나 경기 후 커브로 정정했다.
세 번째 타석인 6회 1사에선 바뀐 투수인 우완 조시 그린을 상대로 볼카운트 1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 높은 싱킹패스트볼을 건드렸다가 3루 땅볼을 쳐 아웃됐다.
그는 1-2로 뒤진 6회말 수비를 앞두고 대수비로 교체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정후가 빅리그에서 손맛을 본 건 처음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에 계약한 이정후는 스프링캠프 초반 가벼운 허리 담 증세에 시달리며 시범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충분히 휴식을 취한 이정후는 지난 달 28일 시애틀 매리너스와 시범경기에 처음 출전해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하며 주변의 우려를 불식했다. 그리고 두 번째 시범경기에서 첫 2루타, 첫 홈런을 연이어 날리며 주변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정후의 시범경기 타율은 0.500(6타수 3안타)으로 치솟았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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