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뮌헨안보회의에서 공화당 상원의원 J D 밴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내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미국은 동유럽의 지상전을 무기한 지원할 능력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미국이 지원을 철회하면 우크라이나가 백기를 들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합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러시아군과 전쟁을 이어갈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당시 네빌 체임벌린 영국 총리는 “더 이상의 영토 확장은 없다”는 히틀러의 약속을 믿고 오스트리아와 체코 등 독일어권 영토 점령을 인정하는 뮌헨협정을 맺었다. 전쟁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푸틴 대통령도 우크라이나 동부에 러시아어 사용자가 많다는 점을 내세우고, 라트비아에서도 러시아계 주민을 빌미로 위협을 가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을 24시간 안에 끝낼 수 있다”고 말한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동부 합병을 승인하겠다는 뜻일 수 있다. 50여 개국으로 구성된 우크라이나 방위 그룹에서 미국이 빠질 수도 있다. 발트해의 러시아어권 지역을 러시아에 양도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1938년 뮌헨협정을 평가해보라고 묻고 싶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의원들에게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하라고 지시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침략자의 편에 서서 미국의 리더십을 재정립하는 일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유권자들에게 2024년이 1938년이 되지 않을 것이란 이유를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월스트리트저널(WSJ) 칼럼 ‘Trump Owes Americans Some Answers on Foreign Policy’를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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