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찾은 부산 강서구 대저농협에서는 대저 짭짤이토마토의 당도 선별 작업(사진)이 한창이었다. 짭짤이토마토는 2월 말~4월 말 나오는 대저 토마토 중 크기와 당도 등 일정 기준을 통과해 인증받은 토마토에만 붙는 이름이다. 낙동강 하류 염분이 녹아있는 토양에서 자라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나는 게 특징이다. 일반 토마토의 당도가 4~5브릭스라면 짭잘이토마토는 최소 8브릭스 이상으로 봄 딸기 정도의 단맛이 난다.
대저농협은 작년 말 10억원을 들여 국내 토마토업계 중 최초로 비파괴 당도선별기를 도입했다. 과육에 상처를 내지 않고 광센서로 당도를 측정한다. 민병존 대저농협 소장은 “예전에는 맨눈으로 당도를 판별했는데, 선별기를 들여오면서 하나하나의 당도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됐다”며 “소비자들이 단 맛 나는 토마토를 선호해 품질관리를 위해 통 크게 투자했다”고 말했다.
비파괴 당도선별기 검사를 통과하는 짭짤이토마토는 대저 토마토의 10~15%에 불과하다. 기계 도입 후 첫 출하인 만큼 물량이 귀하다. 하지만 이마트는 자사 마트에서 판매하는 짭짤이토마토 상품을 모두 당도선별기 검사를 통과한 물량으로 채웠다.
이마트가 당도를 검사한 짭짤이토마토를 판매하는 이유는 올 들어 급등한 과일 가격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29일을 기준 사과(부사) 10개 가격은 2만9088원이다. 평년(2만4200원)보다 20.1% 올랐다. 배(신고) 가격은 10개 4만3334원으로, 평년(3만7483원) 대비 15.6% 비싸다.
봄 딸기만큼 단맛이 나는 토마토를 들여와 과일 수요를 분산한다는 게 이마트의 복안이다. 짭짤이토마토는 평년 대비 가격이 많이 오르지 않아 다른 과일의 대체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격 안정세는 재배 면적이 확대된 영향이 크다. 당도가 높은 토마토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짭짤이토마토 농사에 뛰어드는 청년농부도 증가했다. 대저농협에 따르면 2020년 189㏊이던 대저 토마토밭 면적은 현재 285㏊에 달한다.
당도가 보장된 짭짤이토마토 매입은 이마트가 최근 강조하는 ‘압도적 그로서리’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오프라인 유통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과일 등 신선식품을 강화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부산=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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