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개인과 기관 합산, 증권사의 자기자본 투자는 제외)는 지난달 ‘2X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BITX)’를 16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상품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비트코인 선물지수를 두 배로 추종한다. 투자자가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도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현물 ETF 승인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믿음이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세계적으로 비트코인 레버리지 투자는 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가상자산에 대한 레버리지가 대체불가능토큰(NFT), 가상자산 채굴, 탈중앙화된 금융 앱, 거래소의 파생상품 거래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는 해외에 상장된 비트코인 선물 ETF만 거래가 가능하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ETF의 기초자산 범주에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이 포함되지 않는 만큼 현물 ETF 거래는 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다만 선물 ETF는 현물 ETF에 비해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표적인 비트코인 선물 ETF인 ‘프로셰어즈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BITO)’는 2023년 12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비트코인 현물 대비 20%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선물 ETF는 보유한 선물 계약의 만기가 오면 만기가 가까운 선물 계약으로 재투자(롤오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비용이 드는 만큼 수익률 차원에서 불리하다. 운용 보수 또한 높다. 미국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의 운용 보수는 0.25% 수준이다. 이에 비해 2X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의 운용 보수는 1.85%에 달한다.
선물 계약을 따르는 ETF인 만큼 현재 비트코인 가격과의 괴리율도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상승 때는 수익을 두 배가량 얻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비트코인을 직접 사는 대신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 비트코인은 오름세를 이어가며 최근 6만달러 문턱을 넘었다. 달러 기준 사상 최고치인 2021년 11월 6만9000달러를 가시권에 두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관련주도 살아나고 있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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