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월 치러질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재대결이 유력해진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같은 날 나란히 남부 국경지대를 찾아 서로의 국경 정책을 비난했다. 미국에서 이민자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면서 국경 및 이민 정책이 대선의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선 시 취임 첫날 국경을 폐쇄하는 등 초강경 국경 정책을 약속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민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국경 안보 예산 처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비슷한 시간대에 텍사스주 브라운스빌을 방문했다. 이글패스로부터 약 520㎞ 떨어진 지역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대로 여야의 초당적 국경 예산 합의 처리가 무산된 것을 부각했다. 국경 안보 인력을 확충하고 펜타닐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재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에게 ‘이 문제(국경 문제)로 정치를 하고, 의원들에게 법안을 막으라고 하는 대신 나와 함께하라’고 말하고 싶다”며 “우리는 민주당도, 공화당도 아니라 미국인을 위해 일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국경 동시 방문은 반(反)이민 정서가 확산한 가운데 이뤄졌다. 지난해 250만 명이 남부 국경에서 불법 입국한 것으로 집계됐다. 갤럽이 지난달 27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미국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로 이민 문제를 꼽은 응답자가 28%로 가장 많았다.
미국 경합주의 유권자 10명 중 8명은 바이든 대통령이 너무 늙었다고 판단했다. 블룸버그통신이 49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중 ‘너무 늙었다’는 표현에 맞는 사람을 고르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4%가 바이든 대통령을 꼽았다. ‘둘 다’라는 답변은 38%, 트럼프 전 대통령은 8%를 기록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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