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로에 우레탄 녹이려다 화재"…현장 근로자 등 집행유예

입력 2024-03-01 19:38   수정 2024-03-01 19:47


난로를 이용해 우레탄 폼이 들어있는 캔을 녹이려다가 불을 내 10여억원의 재산 피해를 발생시킨 현장 근로자들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았다.

1일 청주지법 형사3단독(김경찬 부장판사)는 업무상 실화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63)와 B씨(61)에게 각각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2월 충북 진천군의 한 건물 리모델링 공사 현장에서 전선관 매립작업을 하던 중 우레탄 폼이 담긴 캔이 얼어서 나오지 않자 이를 녹이기 위해 캔을 가스난로 앞에 놓아두었다.

전기선 단열재 등의 용도로 쓰이는 우레탄 폼은 인화성 물질로, 캔을 열기에 노출하지 않고 작업할 때 주변에 소화기를 비치해둬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다.

현장 책임자인 B씨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고 근무지를 이탈한 상태였다.

결국 캔이 폭발해 화재가 발생했고 건물 1개 동과 그 옆에 있던 돈사 5개 동에 불길이 번져 13억4000여만원의 피해가 났다.

A씨에겐 면허 없이 화물차량을 운전한 혐의도 적용됐다.

김 부장판사는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지만 피고인들의 부주의로 심한 피해가 발생했다"며 "피해 보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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