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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기업들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최악의 어닝시즌(실적 발표가 집중되는 기간)을 보내고 있다고 CNBC방송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에 따른 에너지 위기,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각국 중앙은행의 고금리 기조 등이 기업 실적을 짓누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까지 작년 4분기 실적을 보고한 313개 유럽 기업 중 50.2%만이 시장 예상(주당순이익 기준)을 웃도는 성적을 냈다. 47%에 그쳤던 2020년 1분기 이후 열다섯 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럽 전반의 경기가 가라앉은 상황을 반영해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음에도 조사 대상 기업의 절반 이상이 ‘어닝미스’(컨센서스 하회)를 낸 것이다.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0.0%로, 기술적 경기 침체(두 분기 연속 역성장)를 간신히 피했다.
업종별로 보면 소재, 소비재, 헬스케어 등의 실적이 특히 좋지 않았다. 유럽 기반 금융 서비스 회사인 케플러슈브뢰의 필립 페레이라 부대표는 “대중(對中) 의존도가 높은 로레알 등 기업은 유럽 침체뿐 아니라 중국 디플레이션에 따른 타격을 동시에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 부진에 따른 주가 하락을 우려한 유럽 기업들은 대거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셸, 도이체방크, 노보노디스크, UBS, 유니크레딧 등이 올해 자사주 매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의 유럽 담당 수석 전략가인 샤론 벨은 “20~30년간 자사주 매입보다는 배당 지급을 선호해 온 유럽 기업들에는 실로 엄청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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