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한국 시장에서 ‘독3사’(독일 3사)로 묶이며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프리미엄 자동차로 여겨진 아우디의 몰락이 심상치 않다. 올 들어 판매량이 1년 만에 1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아우디가 한국에서 판매한 차량은 179대에 그쳤다. 1년 전(2454대) 판매량의 93%가 사라진 셈이다. 수입차 시장 점유율도 같은 기간 15.1%에서 1.4%로 낮아졌다. 아우디의 점유율은 랜드로버(2.6%) 링컨(2.2%) 포드(1.8%) 지프(1.6%)보다 낮다.
아우디와 수십 년간 한국 시장에서 같은 ‘레벨’로 여겨졌던 BMW는 1월 4330대를 팔았고, 메르세데스벤츠는 2931대를 판매했다. 국내 시장 점유율이 각각 33.1%, 22.4%로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아우디의 몰락은 복합적인 결과라는 게 국내 수입차 회사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눈에 띄는 신차를 내놓지 못한 데다 작년 하반기부터 두 자릿수 할인을 중단한 게 결정적이다. 아우디가 누리던 시장을 테슬라와 볼보 등 다른 브랜드가 뺏어간 것도 한몫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독일 경쟁사는 국내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며 아우디를 따돌리고 있다.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이사회 의장 겸 승용부문 회장은 수시로 한국을 찾고 있고, BMW는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인 5시리즈를 지난해 11월 세계에서 가장 먼저 한국에 내놨다. 두 회사는 올초부터 한국 시장에 신차를 잇달아 출시했다.
아우디의 몰락은 올해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수입차업계의 전망이다. 상반기에 신차를 내놓을 계획이 없는 데다 하반기 출시할 전기차(Q8이트론)는 1억원을 훌쩍 넘는 가격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올해 한국 정부가 주기로 한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급 대상 조건(8500만원 이하)에서 제외된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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