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럼프" 수천명 열광…유세장 입장 대기줄만 1㎞

입력 2024-03-03 19:07   수정 2024-03-04 01:06


“트럼프, 트럼프.”

2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 주도인 리치먼드 도심에 있는 ‘그레이터 리치먼드 컨벤션센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경선 유세 행사 시작 2시간 전부터 몰려든 지지자들은 트럼프의 이름을 호명하며 입장을 기다렸다. 행사장을 통제하던 한 경찰은 “프로 스포츠 구단이 없는 버지니아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이는 건 굉장히 드문 일”이라며 “사람들이 0.8㎞ 넘게 늘어서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7000명에 달하는 지지자가 모인 것으로 추정된다.

버지니아주는 이른바 ‘슈퍼화요일’에 경선을 치르는 지역 중 경합주로 꼽힌다. 화요일인 5일 버지니아,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15개 주와 미국령 사모아에서 공화당 경선이 치러진다. 이날 대선 후보를 지명하는 공화당 전체 대의원 중 36%가량이 선출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미주리, 아이다호, 미시간 등 세 곳에서 열린 코커스(당원대회)에서 모두 승리했다. CBS에 따르면 공화당 내 유일한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대의원 24명을 확보한 데 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국적으로 247명을 확보했다. 공화당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대의원 1215명을 확보해야 대선 후보로 출마할 수 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 지지자보다 당내에서 강하게 결집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가 시에나대와 공동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유권자 중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열광적으로 지지한다’고 답한 비율은 48%에 달했다. 반면 민주당 유권자 중 바이든 대통령을 ‘열광적으로 지지한다’고 답한 비율은 23%에 불과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양자 대결할 경우 트럼프 지지율은 48%로 바이든을 5%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트럼프에게 6연패한 헤일리 전 대사를 향한 사퇴 압박은 거세지는 추세다. 이날 리치먼드 유세 행사에 참여한 루카 로자 씨는 “바이든 대통령이 한 일이라고는 인플레이션밖에 없다”며 “이런 대통령은 물러나야 하는데 헤일리가 경선을 포기하지 않아 사실상 바이든을 돕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헤일리는 이 같은 여론에 지난 1일 “경쟁력이 있는 한 (경선을) 이어갈 것”이라며 향후 거취에 여지를 남겼다.

리치먼드=정인설 특파원/ 김세민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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