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과 공공운수노조 희망연대본부 등은 이날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튜버 매니저와 콜센터 상담사 등은 평균 임금 190만원을 받고 출퇴근하고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는 노동자들이지만 프리랜서 취급을 받는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구독자 146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A씨의 매니저로 일했던 임동석 씨는 기자회견에서 자기 경험을 소개했다. 임씨는 지난해 12월 영상 촬영 중 스키 시범을 보이다 다쳐 허리가 골절됐다. "다치면 무조건 책임지겠다"고 장담하던 A씨 측은 부상 사실을 듣고 임씨에게 "원래 허리가 안 좋았던 것 아니냐"고 되물으며 산업재해 처리를 거부했다고 한다.
임씨는 "A씨는 내가 인터넷 게시판에 도움을 구하는 글을 작성한 것을 이유로 명예훼손으로 고소까지 했다"며 "현재까지도 교정기를 차면서 힘들게 생활하고 있다. 단지 근로자(노동자)로 인정받고 싶을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콜센터 상담사로 일한 허은선 씨도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하루 3만∼5만원의 '교육비' 명목 수당을 받고 두 달 동안 근무했다며 특별근로감독을 청원했다. 허씨는 "입사를 포기하거나 일정 기간을 일하지 않으면 교육비를 아예 주지 않는 것이 업계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며 "교육 후 입사하고 길게는 한 달 일해야 교육비를 주는 업체도 있다"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무늬만 프리랜서로 위장한 노동자들의 업무환경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지만 이들은 여전히 근로기준법 적용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며 "법률상 최소한의 권리인 근로계약서 작성과 업무상 재해 인정, 최저임금 준수, 퇴직금 지급 등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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